10월18일은 산의 날이다. 한자로 열십(十)자와 여덟팔(八)가 모여 나무목(木)을 이룬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정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계절상 10월18일은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어 이날을 택했다. 한해를 보낸 온갖 나무들이 추운 겨울을 대비하는 단풍을 보고 사람들은 그저 울긋불긋 황홀하다며 산을 찾는다. 산과 나무는 우리에서 그 몫을 다하고 겨우살이를 준비하고 있다, 숲과 나무가 그러하듯이 인간도 치열하게 세상을 살고 있고 또 어떤 이는 나이가 들어 주변에 인간관계를 맺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면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 외로움과 고독이 간혹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아마도 주위에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 외로움을 반려동물들이 보완해주시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특히 도시인들 중에서는 동물에 대한 안 좋은 트라우마 만 없다면 누구든 반려동물을 키우려 든다. 하지만 반려동물도 좋지만 '반려식물'을 키워보기를 권한다. 반려식물은 한마디로 동물보다 기르기 쉽고 비용이 덜 들며 가꾸며 외로움 덜고 정서 안정을 도모 할 수 있다. 홀몸 어르신의 경우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 이같은 식물의 효능을 일지감치 알고 집 베란다에 다육이(허브), 꽃기린, 보석꽃 등 여러 종류의 식물을 키우는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 집안식물은 처음 기를 땐 시간 맞춰 물을 주고 잡초를 솎아주는 게 귀찮지만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만족감도 컸다. 식물과 말을 하면서 따뜻한 위로를 얻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가족 모두의 보물이 된다. 과거엔 식물을 단순한 관상용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각했다면 최근에는 개나 고양이에게 정서적 교감이나 안정을 느끼는 '반려동물족(族)'처럼 허브, 꽃 등을 삶의 동반자로 여기는 '반려식물족'이 늘어나고 있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기르기 쉽다는 '편리성' 덕분이다. 개는 털이 많이 날리고 사료 간식비등 비용이 의외로 많이 들어 부담스럽지만 화분은 기르기 쉽고 비용도 저렴해 좋다. 바쁜 일상 속에 오히려 정적인 식물을 기르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경우도 있다. 작은 화분 여러 개를 키우다 보면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쉽게 해소되고 재미도 있어 최근에는 기르는 식물 종류를 늘리는 사람들도 많다. 사무실에 자신이 좋아하는 화초를 두면 아무것도 없을 때보다 생산성이 약 20% 더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 엑서터대의 심리학자 크레이그 나이트 박사는 "근로자들이 일하는 책상 근처에 둔 작은 화초는 업무 성과는 물론 직업 만족도와 건강을 향상해준다"고 발표했다. 또한 노년의 여성을 위한 최고의 운동은 다름 아닌 '화초 돌보기'라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원예학회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령자들은 하루 중 80%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지만, 일명 '화초 돌보기 운동'을 할 경우 육체와 정신 건강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화초를 가꾼 노인 여성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지구력뿐만 아니라 인지능력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울증과 관련한 테스트에서도 화초 가꾸기를 한 그룹에게서는 어떤 변화도 나타나지 않은 반면, 문화센터 활동을 한 그룹에서는 눈에 띄게 우울증 지수가 상승한 것이 확인됐다. 반려식물 가꾸기는 집안에 신선한 산소탱크를 설치하는 것과 같다. 털이 날릴 이유도 없고 알레르기를 일으킬 우려도 없다. 집안에 우리 집만의 작은 숲 하나 가꿔보자. 반려식물이 뿜어내는 은은한 향은 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