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또 한 번의 세계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종교로부터 촉발된 전쟁일 것이라고들 한다. 한편에서는 종교 간 화합을 외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 갈등의 정점에 기독교와 이슬람이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 이슬람과 기독교는 정말 화합하기 어려운 것일까? 혹 이것은 다른 쪽에 대한 무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두 종교 간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봉합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등단 50년, 아직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 백시종이 장편소설 '오옴하르 음악회'를 선보인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이번에는 종교 간 화합의 방법에 관해 말하고 싶다. 작가는 글을 통해 언어를 생산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어서일까? 소수언어를 살릴 방법에 관해서도 말하고 싶다. 백시종의 장편소설 '오옴하르 음악회'는 이슬람을 품 안에 넣겠다고 애쓰는 기독교 선교 이야기가 아닌, 어떻게 하면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개의 서로 다른 가지가 봉합되어 과거를 용서하고 회복할 수 있는가 몸부림치는 소통의 문학이다.  화합에는 먼저 용서가 필요하다. 용서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노신애와 고갑숙, 두 주인공의 용서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용서와 그 용서로 인해 생긴 주인공들의 연대 의식은 노신애의 바이올린과 고갑숙 딸의 바이올린을 통해 종교간 화합을 이루는 음악회를 잉태한다. 음악은 훌륭한 도구다.  백시종 작가는 지난 50년간 폭넓은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초기 소설은 분단으로 인한 민중들의 삶의 현장을 파고들어 그 끈질긴 생명력을 부활시키고자 했다. 또한 그는 '망망대해' 등을 통해 한국 해양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은 작가이기도 하다. 이후 재벌의 부당한 면들을 고발하는 고발문학으로 '돈황제', '팽' 등 일련의 장편소설을 쓰기도 했다. 환경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장편 '물' 등의 작품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여러 주제를 넘나드는 집필 중에도 그가 올곧게 추구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서사'의 중요성이다. 장편소설 '오옴하르 음악회'는 등단 50년을 결산하는 작가의 '서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백시종은 경남 남해에서 출생했다. 전남일보 신춘문예 동화 '꽃마음'과 장편소설 '자라지 않는 나무들',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 '비둘기', 대한일보 신춘문예 단편 '뚝 주변'과 '나루터', 현대문학 단편 '햇빛 아래'등이 당선됐다.  제1회 한국소설문학상 수상 '망망대해', 제38회 한국문학상 수상 '그 여름의 풍향계', 제10회 오영수문학상 수상 '이과수', 제7회 서포문학상 수상 '논개', 제2회 채만식문학상 수상 '서랍속의 반란', 제3회 류주현문학상 수상 '물', 제1회 한국문학백년상 수상 '오주팔이 간다', 제18회 중앙대학문학상 수상 '굿바이 수라바야', 제5회 들소리문학상 수상 '사하라 크리스마스', 제4회 노근리문학상 수상 '돼지감자꽃', 2013년 펜문학상 수상 '강치' 등의 수상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재 (사)맑은물사랑실천협의회 대표·문예바다 발행인·통일문학포럼 회장·김동리기념사업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장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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