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29일부터 특별전 '세계유산 백제'를 개최한다. 특별전은 (재)백제세계유산센터와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웅진기(475~538)와 사비기(538~660)의 대표 문화재 350건 1천720점을 도성, 사찰, 능묘로 구분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개방적이며 창의적인 백제 후기의 문화를 소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가장 핵심적인 유적인 도성, 사찰, 능묘의 세 부분으로 크게 나누어 구성했다. 도성은 국가를 다스리는 통치 계급인 왕과 귀족들이 살았던 공간이므로, 국가의 성립이나 발전 과정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백제는 산과 평야가 어우러진 지형의 특징을 잘 살려 평지성과 산성을 결합하고 여기에 중국의 도성제(都城制) 요소를 추가한 독특한 도성 구조를 만들었다. 도성 안팎의 성곽, 관청, 창고, 공방, 정원, 화장실, 부엌 등에서 나온 자료들을 통해 당시의 건물의 구조, 행정 편제와 생활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2011년 공주의 공산성에서 발굴된 '정관십구년(貞觀十九年)'(645)이라는 붉은 글자가 남아 있는 옻칠 갑옷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사찰은 백제 사람들의 종교와 사상, 염원이 담긴 공간이다. 백제는 중국의 역사서에 '사찰과 불탑이 많은 나라'라고 기록될 만큼 불교가 성행했다. 왕실은 주도적으로 사찰을 세웠고 사리(舍利)를 공양하는 등 불교의 적극적인 후원자였다. 왕흥사지와 미륵사지의 사리장엄구에는 언제, 누가, 무엇을 위해 발원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를 통해 백제에서 국교였던 불교의 위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왕흥사지, 미륵사지, 왕궁리 사리장엄을 처음으로 함께 모아 전시한다. 백제 불교 문화의 꽃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이 작품들을 직접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능묘는 왕의 사후 세계를 위한 공간이자 선왕을 통해 현왕의 권위를 유지하는 곳이다. 백제의 능묘와 장례 풍습은 백제사의 전개 과정에 따라 변하였다. 전시에서는 무령왕릉을 비롯해 송산리 고분군, 능산리 고분군, 쌍릉 출토품을 소개한다. 1971년 도굴되지 않은 채 발견되어 크게 주목받은 무령왕릉은 6세기 전반 중국 남조와 백제, 일본을 연결하는 문화 교류망을 여실히 보여주는 동아시아의 대표 유적이다. 전시기획자들은 "이번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시가 개방적이며 창의적인 백제 역사유적의 문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하기를 바라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천수백 년 뒤의 후손들에게 어떠한 문화를 남겨 줄 것인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