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에 거대한 중원대륙을 통일하여 막강한 권력을 지녔던 진시황(秦始皇)은 자신의 영원한 삶과 권력을 위하여 불사약(不死藥)을 개발하게 하였다.그러나 다량(多量)의 수은(水銀)이 함유된 그 불사약의 부작용에 의해 그는 오히려 타고난 천수(天壽)도 다 누리지 못한 채 단명(短命)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불사(不死)의 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젠가 닥칠지 모르는 사후(死後)의 권력 지속을 위하여 숱한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거대한 지하궁전까지 만들게 하였다. 그것이 바로 중국 산시성(陝西省) 린퉁현(臨潼縣) 여산(驪山) 남쪽 기슭에서 발견된 그 유명한 진시황릉(秦始皇陵)이다. 무덤 둘레가 무려 6km 미터에 달한다고 하니 가히 그 거대한 고분(古墳)의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온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분노케 한 스캔들의 원조(元祖)로 지목되는 한 고인(故人), 그 역시 살았어도 큰 부와 영광을 누렸다.  사후(死後)에도 그의 왕조(王朝)가 대를 이어 엄청난 권력을 지속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의 유택이 무려 600평이나 되는 호화분묘(豪華墳墓)라는 보도가 나와 국민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이야 원래 '구국봉사(救國奉仕)'같은 훌륭한 업적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등록 이외의 어떤 권력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다.그래서 아예 사후의 유택(幽宅)같은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그리고 사후에는 나에 대한 어떠한 흔적도 이 세상에 남기지 말 것을 미리 유언(遺言)해 둔 바가 있다. 오감(五感)이 있기에 춥고 배고픔을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이 몸 하나 변변히 뉠 자리조차 없는 사람들도 있고, 단 10평도 안 되는 공간에 몇 명의 식구들이 엉켜 불편하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그런데 영혼이야 있고 없고, 이 지상에 어떠한 공간도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죽은 자가 600평이나 되는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사후에조차 갖은 권세(權勢)를 누리고 있는 이 불합리한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오직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그리고 가장 떳떳한 방법으로 쌓은 부(富)일지라도 홀로 존재하는 세상이 아닌 이상, 자기 돈을 자기가 쓰는데도 윤리(倫理)가 있는 법이다. 백옥주사나 비타민 주사로 영생(永生)을 누릴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그리 떳떳하지도 못한 돈으로 생전(生前)의 영화(榮華)를 마음껏 누린 것도 부족하여 사후까지도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공간까지 빼앗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고, 또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될 일이 아닌가 한다 전통문화(傳統文化) 혹은 관습(慣習)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장 버려도 좋을 오래된 악습(惡習)들을 미화(美化)하지 말자. 통치자를 나랏님 즉, 나라의 주인으로 섬기고, 죽은 조상님을 위해 현재 살아있는 사람의 삶이 방해되는 것은 왕조시대에서부터 전래(傳來)된 낡고 비합리적인 문화요 폐습(弊習)일 뿐, 결코 보존되어야 할 미풍양속(美風良俗)일 수가 없다. 이 땅의 명당(明堂)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공간이고, 이 땅의 주인은 국민이다. 이제 더 이상 산자(生者)가 죽은 자에게 명당을 빼앗겨서는 안 될 것이며, 오로지 사욕(私慾)밖에 없는 위정자(爲政者)들에게 국민의 주권(主權)을 빼앗기고 촛불을 드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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