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싸고 이번 주를 '슈퍼 위크'라고 말한다. 검찰의 대통령 대면조사, 국정조사, 특검 임명, 탄핵안 발의 등 줄줄이 대통령의 결정을 촉구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번 주가 대통령의 진퇴여부에 대한 압박의 '슈퍼 위크'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슈퍼 위크'이기도 하다. 구글 검색어에 'South Korea'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Viagra'가 뜬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전쟁 이후 눈부신 성장을 하면서 선진국 진입의 턱 밑까지 달려왔다.  그러기까지 우리 국민들이 흘린 피와 땀이 얼마나 컸던가를 생각한다면 이번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하루아침에 실추된 '국격'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200만이 가까운 국민들이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음에도 단 한 건의 사고가 없었고 폭력도 없었으며 뒷정리마저 완벽하게 한 점에 대해서 외신은 연일 감탄사를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이 망가뜨린 국가의 품격을 국민들이 다시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검찰이 확보한 정호성 비서관의 녹음파일 중 "국민들이 10초만 들으면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국정을 지시하는 대목이 담겨 있다고 한다. 물론 이 녹음파일은 특검이나 국정조사에서 공개될 것이지만 그 전에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정을 농단한 전말에 대한 무한 책임을 인정하고 절차에 따라 퇴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한번 무너진 국격은 다시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한쪽은 무너뜨리고 한쪽은 무너지는 것을 일으켜 세우는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지금은 국민의 뜻에 귀를 막고 있다. 더 버티는 것은 위험하다. 국가의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역사의 가장 큰 오점으로 기록될 수도 있는 일이다. 이상문(칼럼니스트)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