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문을 언급하며 "야당으로서는 시쳇말로 약이 좀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이 5주 연속 이어진 주말 촛불집회에 대해 "종북 세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만한 흠집 없는 사람이 어딨냐"고 발언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김 의원은 또 "좌파와 언론이 선동한 것이며 탄핵하면 그대로 정권을 내주고 보수 가치도 무너진다"고 말했다고 한다. 도대체 이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 의원 말대로 종복 세력이 선동해서 그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추운 광장으로 나섰다는 말인가. 또 대통령의 불법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그동안 대통령의 후의를 입고 호가호위하던 친박 중의 친박인 정치인이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준비하는 야당을 향해 '약이 오를 수도 있다'고 표현한 것은 국민 모두에 대한 도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의 건전한 대결로 발전해 왔다. 보수가 무조건 나쁘고 진보가 무조건 종북이라는 개념은 누가 만들었는가. 보수도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가 대부분이다. 마치 새누리당이 보수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큰 오해다. 지금의 친박은 보수라기 보다는 '극우'에 가깝다. 홍문종 의원이나 김종태 의원의 발언은 우리나라의 건전한 보수의 궤멸을 자초하는 발언일 수도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애국 시민들을 종북세력의 진두지휘 아래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무리로 몰아세운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가진 미련을 지난 3차 담화로 모두 버렸다. 더 이상의 배려가 있을 수 없다.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의 함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정치권의 단호한 입장정리를 바라기도 할 것이다. 그런 판세를 읽지 못하고 헛발질하고 있는 '극우' 정치인들의 발언은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촛불이 횃불로 변할 수 있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