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원로작가인 서예가 남석 이성조·한국화가 천우 이천우 선생의 '회고전'이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원로작가 회고전은 대구문예회관이 2008년부터 지역 미술의 근원을 찾고 원로작가들의 진면목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 남석 선생은 현대적 서예를 시도한 1964년 작 '청천백일'을 비롯해 1979년의 '묵상' 등 전통 서체를 기반으로 했지만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던 초기 작품부터 신작까지 대거 보여준다. 세계를 추상적으로 해석한 회화 시리즈 작업과 세계의 이치를 담은 경구와 경전 작업을 천진하고 순수한 서체로 선보인다. 천우 선생은 1960년대 담채 기법의 작품을 비롯해 수묵 위주의 한국화로 이행하는 작품세계 전개 과정을 시기별로 보여준다. 발묵을 이용한 선묘 작업으로 완성된 전 시기에 걸친 주제 '고향' 시리즈를 볼 수 있다. 최근 '먹으로부터 외출'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이뤄진 원색 위주의 캔버스 채색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이성조 선생은 193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고교시절 청남 오제봉 선생을 만나 서예에 입문했고 1960년 시암 배길기 선생으로부터 사사했다. 이후 1950년대에 청남 서풍과 1960년애 시암의 전예서 서풍을 이어받아 독자적인 서풍을 만들어냈다는 평가이다.  1943년 경주에서 태어난 이천우 선생은 부산사범대와 계명대에서 한국화를 공부했고 교육자로 재직하면서 작품 활동을 지속했다. 그는 고교시절 고교시절 한국화가 지홍 박봉수(1916~1991) 선생의 작업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의 작품은 1960년대 당대 기법과 1970년대 수묵 선묘 위주의 한국화에서 1980년대 들어 발묵의 굵은 선묘로 대담하게 그린 나무, 세심한 필선, 초가집, 여백의 구도로 화면을 구성했다. 이러한 기법은 1990년대 부드러운 담묵의 번지기 기법으로 발전했고 최근 화려한 색감을 보이기도 한다. 故 극재 정점식 화백은 "그의 작품이 우리 주변에 남아있는 자연적인 현실이지만 추억 속의 관념을 남기고 있으며, 작품에서 느끼는 푹신한 촉감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우리의 잃었던 자연"이라고 평했다. 이천우 선생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먹의 번짐 효과를 보고 있으면 '안개가 피어나는 것'하고 같다. 그게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나로부터 떠나서 만들어진다. 저는 사람을 그려놓고도 고향이라는 제목을 붙이는데, 그립고 그리운 것을 고향이라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현대적인 감수성과 독특한 기법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 세계는 전반적으로 자연으로의 회귀를 염원하는 동양의 정신성을 읽을 수 있는데, 산과 나무, 초가집 한 채를 화면에 상징적으로 등장시키는 것이 이채로우면서 명상적이며 서정적이고 마음의 평안과 고요,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한편 이번 회고전은 오는 1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미술관 1~5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두 원로작가의 육성 인터뷰 영상과 자료가 함께 전시돼 작품세계를 좀 더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작품 설명을 들려주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매일 3회에 걸쳐(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운영된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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