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석탑의 시대적 흐름에서 또 다른 '전탑형 석탑'의 계보를 이루고 있는 '경주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이 5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35호로 지정됐다. 경주시 남산동 산36-4 일원에 있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9세기 후반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며, 전탑형 석탑으로 8개의 커다란 사각석재를 기단으로 구축하고 옥개석(지붕돌)이 하나의 석재로 이루어져 있다. 문화재청에 이 삼층석탑은 별다른 장엄장식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전형적인 통일신라 석탑과는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탑의 세부를 살펴보면, 7매의 석재로 이루어진 지대석(바닥의 받침돌) 위에 8매의 기단석이 상·하 2단으로 나누어져 각각 4매씩 올라와 있다.  상층 기단석 위에는 3단의 탑신(塔身) 받침이 있는데, 하단 모서리가 깨진 상태이며, 이 탑신받침 위에 1매의 석재로 된 1층 탑신석이 올려 있고 그 위에 올린 옥개석 전각의 네 모서리에는 풍탁(風鐸)이 달려있던 구멍이 뚫려있다. 2층 탑신석 역시 1매의 돌로 이루어졌으며, 3층 탑신은 2층 옥개석 낙수받침의 상단과 3층 옥개석의 하단이 맞닿아서 이어진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에 관한 문헌기록이 없어 용장계 지곡 삼층석탑이 언제 건립되었는지 확인할 만한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탑지 주변에서 '용(茸)'자명을 비롯한 9점의 명문와(名文瓦)가 출토되어 용장사(茸長寺)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용장사지(탑상곡 제1사지)에는 삼층석탑과 마애불좌상, 석불좌상이 전해오며, 그 일대에 여러 사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석탑지 주변에서 출토된 분청사기 조각과 백자 조각 등은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까지 사찰의 법등(法燈)이 이어져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전탑은 경북 안동에 많지만, 전탑과 유사한 벽돌형식 석탑은 경주지역에 집중되어 있어서 지역별로 구분되는 양상이 있다.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은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보물 제65호)과 경주 남산동 동삼층석탑(보물 제124호) 등과 함께 경주지역, 특히 남산 주변의 산록에서 만들어진 장소적인 특징도 있어 한국석탑에서 또 다른 '전탑형 석탑'의 계보를 이룬다. 일부 파손되었으나 상륜부가 남아있고, 원위치를 유지하고 있어 전체적인 외관이 양호함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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