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상 최초의 여왕인 신라 27대 선덕여왕을 기리는 불교행사인 '부인사 선덕여왕 숭모재'가 오는 11일(음력 3월 보름) 오전 11시 대구시 팔공산 부인사 경내 숭모전에서 개최된다. 부인사는 7세기 중반 경 신라 27대 선덕여왕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설이 유력한 사찰로, 숭모전에서 매년 3월 보름 열리는 '숭모재(崇慕齋)'를 통해 100여 년 동안 선덕여왕을 기려왔다. 100년 이상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선덕여왕 재일(齋日)행사는 불교에서 유일하게 신라왕의 제사를 올리고 있어 관련 학자들로부터 민속학적 가치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올해 제31회를 맞는 숭모재는 부인사 경내에 있는 숭모전 건립 시기부터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대규모 행사로 거행돼 왔다. 지난 2014년의 제28회 행사부터는 축제의 의미로 쓰던 제(祭)를 바로잡아 불교의 의식을 의미하는 재(齋)로 바꿔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1부 숭모재와 2부 국악한마당으로 열리게 된다. 1부는 부인사 선덕회 회원들로 구성된 공양단의 육법공양과 서울 봉원사 범패스님들의 바라춤, 나비춤 등 전통불교의식이 펼쳐지며, 미당 서정주의 시 '선덕여왕찬'과 숭모전 주련의 칠언시 4구를 노래로 만든 숭모전 주련송을 채치성의 작곡과 최신아 예술단의 노래와 무용, 가람예술단의 연주로 만나게 된다. 2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명창과 제자들이 꾸미는 서도민요 무대와 국가문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박춘맹 명창의 심청가 한 대목을 비롯 전명신 국악연구소 소장의 노래로 찬불가와 국악가요, 최신아예술단의 민요와 무용, 가람예술단의 연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이날 부인사 삼광루에서는 삼국사기에 기술된 선덕여왕의 인품인 '관인명민'을 주제로 전시회가 열리며, 내년 대구시의 지원으로 마련될 국가표준영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부인사 선덕여왕 어진(御眞) 변천사도 볼 수 있다. 특히 1939년 월북화가 정종여 화백이 그린 선덕부인 존영봉안식 속의 선덕여왕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