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 내부에서 국내 최초로 파리 번데기 껍질을 찾아냈고, 법의곤충학적 분석연구를 통해 1500년 전에 이른바 '빈(殯)'이라는 장례 절차의 존재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17일 밝혔다. 빈(殯)은 시신을 관에 넣어 장사 지내기까지 일정 기간 임시로 안치하는 절차이며, 파리 번데기 껍질은 북유럽 바이킹 무덤에 매장된 시신의 옷이나, 일본 하자이케고분의 인골에 부착되어 발견되는 등 국외에서는 몇 차례 보고된 바 있다. 나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파리 번데기 껍질은 정촌고분 1호 돌방(石室)에서 출토된 금동신발 내부의 흙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무덤 주인의 발뒤꿈치 뼛조각과 함께 십여 개체가 발견되었다. 정촌고분 1호 돌방과 같은 조건(빛 차단, 평균 온도 16℃, 습도 90%)에서 파리의 알, 구더기, 번데기 중 어떤 상태일 때 성충이 되는지를 실험한 결과, 번데기 상태일 때만 성충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통상 알에서 번데기가 되기까지 평균 6.5일이 걸리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정촌고분 1호 돌방의 주인공은 무덤 밖에서 일정기간 장례 절차를 거친 후에 무덤 안으로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파리 번데기 껍질은 '검정뺨금파리(Chrysomyia megacephala)'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정촌고분 주변에서도 서식하고 있으므로 기후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 활동기간은 5~11월(9월경에 가장 활발히 번식)로 정촌고분 1호 돌방의 주인공도 이 기간에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장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