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8차례의 영의정을 지낸 '최석정'의 초상과 함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8일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최석정 초상 및 함'을 비롯해 '신여량 상가교서', '신여량 밀부유서',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41' 등 5점의 교서와 불경을 가치있는 희귀한 자료로 평가했다. 보물 제1936호로 지정된 최석정(崔錫鼎) 초상 및 함은 영의정을 지냈던 최석정이 오사모(烏紗帽, 관복을 입을 때 쓰는 모자)에 녹색 단령을 입고 두 손을 소매 속에 모아 잡은 채 교의(交椅)에 앉아 있는 전신좌상이다. 의자에는 표범가죽을 걸쳤고, 화문석이 깔린 족좌대 위에 흑피혜(黑皮鞋)를 신은 두 발을 올렸다. 쌍학흉배(雙鶴胸背)에 정1품의 품계를 지닌 관료만이 맬 수 있는 서대(犀帶)를 착용했다. 얼굴 묘사는 선으로 이목구비의 윤곽을 그린 뒤, 선묘에 붙여 미세한 색감을 가미하는 선염법(渲染法)으로 채색했다. 선묘는 얼굴 전체의 입체감을 고려하여 최소화하였으며, 서양 화법에서 유래된 음영법이 적용되었다. 전체적으로 17세기 공신도상에서 보이는 다소 경직된 신체표현에서 벗어나 더 자연스러워지는 경향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18세기 초엽 초상화의 드문 사례로서 중요한 작품이다. 보물 제1937호 신여량 상가교서(申汝樑賞加敎書)는 1604년에 조선 시대 무신이던 신여량이 세운 전공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포상으로 정3품 당상관인 절충장군(折衝將軍)에서 가선대부(嘉善大夫, 종2품 문무관 품계)로 승진시키면서 내린 상가교서이다. 이순신과 함께 전투에서 세운 전공을 평가하여 선조가 발급한 교서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보물 제1938호 신여량 밀부유서(申汝樑密符諭書)는 전라우도수군절도사로 부임하는 신여량에게 1605년에 선조가 발급한 밀부유서이다. 유서란 군사 지휘권을 가진 지방관에게, 군사를 동원할 수 있는 일종의 증빙(證憑)인 밀부(密符)와 함께 내리는 명령서를 말한다. 이 밀부유서는 임진왜란 이후 국왕의 군사명령 방식을 엿볼 수 있는 희귀한 자료이다. 장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