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중엽 신라 왕비의 묘로 추정되는 '경주 서봉총'의 재 발굴 조사 결과, 북분은 어머니의 무덤, 남분은 자녀의 무덤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주시 노서동 108-1번지에 있는 경주 서봉총은 북분과 남분의 무덤 두 개가 표주박 모양으로 연이어 축조된 쌍분이다. 2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에 이어 90년 만에 우리 손으로 이루어진 경주 서봉총의 재 발굴 조사에서 일제강점기 조사에서 알 수 없었던 서봉총 북분의 규모와 구조, 남·북분 매장주체부의 구조, 남·북분의 연접 방식과 선후 관계, 제사 토기와 추정 제단 등을 밝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서봉총은 일제강점기 발굴에서는 '봉황장식 금관(보물 제339호)'등의 부장품을 수습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능묘 전체의 규모나 구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금관이 출토된 북분은 1926년 경동철도회사의 경주 정차장 기관고 증설을 위한 토사채취의 구실로 발굴했고, 남분은 3년 뒤인 1929년 영국인 퍼시빌 데이비드(Percival David)의 기금으로 발굴한 것이다. 올해 조사한 서봉총의 북분은 장축이 동서향에 가까운 타원형이며, 크기는 당초의 추정치인 36.3m를 뛰어넘는 46.7m 내외로 드러났다. 또 북분의 서남쪽 호석을 따라 늘어선 제사 토기는 봉분의 조성이 끝난 이후 이루어진 의례와 연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분은 봉토와 매장주체부 모두가 북분의 절반 정도의 규모이며, 목곽은 지하에 둔 것으로 밝혀졌다. 시기적으로도 남분은 북분의 호석(護石)과 봉토의 일부를 걷어낸 이후 설치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처럼 서봉총과 같이 북분과 남분의 규모와 구조의 차이가 뚜렷하고, 대형분과 소형분을 연접한 신라 능묘는 유일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북분의 매장주체부는 지상식으로 설치된 반면, 남분의 매장주체부는 지하식으로 설치된 점 등 신라 연접분의 축조 방식과 관련해 두 무덤의 피장자 사이의 관계가 흥미를 끌고 있다. 봉분의 규모는 주인공의 신분과 직결되는 것이어서 이번 조사 결과가 갖는 의의가 크다. 이 때문에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봉황금관과 굵은고리 귀고리 등이 발견된 북분과 달리 남분은 북분의 주인을 모시던 사람이거나 어린아이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크며 또한 모자(母子)의 무덤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0월27일까지 발굴조사를 마무리하고 보고서를 간행할 계획이다. 발굴성과와 관련된 현장 설명회는 오는 4일 오후 3시 서봉총 발굴조사 현장(노서동 108-1번지)에서 열린다. 
장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