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이색 왕릉벌초 축제 '2017 신라임금 이발하는 날'이 9일 첨성대 서편 신라왕경유적 일원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벌초를 테마로 천년을 이어온 신라 왕들이 묻혀 있는 왕릉 고분군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추석을 앞두고 색다른 교육체험과 함께 조상을 기리며 3,000여명의 시민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2015년 제1회를 통해 단일장소 최다인원 벌초라는 한국기록원 공식기록 인증을 획득한 이 행사는 특성을 살린 이색 문화체험 콘텐츠로서의 전국적 명성을 재확인했다. 행사는 최치원의 절구시 '향악잡영' 5수에서 읊어진 다섯가지 놀이를 재연한 신라오기 식전 공연에 이어 번영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신라제향의식으로 막을 올렸다. 신라대종 종각과 왕릉 벌초 현장을 이원중계하며 웅장한 종 울림과 동시에 신라임금 이발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타종식에는 경주시민을 대표해 여성, 다문화, 유학생, 시민가족 대표가 참여했고, 벌초와 함께 다채로운 퍼포먼스 및 부대행사도 열렸다. 대부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참가자들과 낯선 체험에 동참한 해외 관광객,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유학생들이 거대한 왕릉을 둘러싸고 정성들여 가위질하며 벌초의 의미를 되새겼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경주의 많은 왕릉들을 어떻게 벌초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이 행사가 시작됐다"며, "앞으로 매년 9월 둘째 토요일에 행사를 개최하여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천년고도 경주의 고유한 문화관광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