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장성재 기자] 경주 월성에서 출토된 '병오년(丙午年) 목간'과 '터번을 쓴 토우' 등 900여 점의 문화재가 공개되는 특별전 '신라 왕궁, 월성'이 오는 28일부터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린다. 내년 2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국립경주박물관이 공동 기획했다. 양 기관은 지난 7월 27일에 체결한 학술교류 협약의 일환으로 최근 3년간의 경주 월성 발굴 조사 성과를 되돌아보고 이를 공개하기로 했다.경주 월성은 101년(신라 파사이사금)에 쌓았다는 기록이 전하며, 신라의 왕궁이 있었던 곳이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천년의 왕궁’에서는 월성 서성벽 및 문지와 중앙 건물지, 해자에서 출토된 토기, 기와 등을 통해 월성의 시간적 흐름을 살펴본다. 특히 월성 성벽을 만들면서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의 조사모습과 함께 출토된 토기를 전시, 월성의 축조와 관련해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성과를 소개한다.
△2부 ‘왕궁에 남겨진 옛 사람들의 문자’에서는 목간, 토기, 그리고 기와 등에 남긴 신라인들의 문자 자료를 전시한다. 주목되는 유물은 2016년에 출토된 ‘병오년(丙午年)’이라는 간지(干支)가 나오는 목간이다. 기존 월성 해자 목간에서는 간지가 나온 사례가 있지만 일부 파손되어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병오년 목간에서는 완전한 형태의 간지가 등장하여 목간 제작 연대는 물론 월성 해자의 축조나 정비 연대를 밝힐 수 있는 단서로 주목받았다. 병오년 목간의 실물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전시될 예정이다.
△3부 ‘왕궁의 사람과 생활’에서는 중앙 건물지 출토 녹유토기와 귀면와, 해자에서 출토된 토우와 동물뼈 등을 통해 월성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본다. △4부 ‘월성의 과거와 현재’는 해자에서 나온 씨앗이나 꽃가루를 통해 신라 왕경과 월성 주변의 경관을 추정해보는 연구 방법과 지금까지 진행된 월성 조사 현황을 조명한다. 한편, 특별전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전시 설명회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매주 금요일), 갤러리 토크(4회)가 전시기간 동안 운영된다. 신라 역사에서 월성의 중요성을 고고학과 문헌사료로 살펴보는 특별강연회(2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주말에는 ‘씨앗과 뼈로 풀어보는 월성이야기’라는 주제로 신라시대 월성의 모습을 꾸며보는 가족프로그램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