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의 임당 1호분에서 매장 당시의 복식을 그대로 갖춘 옛 압독국 지역의 지배층 무덤이 확인됐다. 경산시와 한빛문화재연구원의 발굴조사 중간결과다. 압독국(押督國)은 경산에 있던 진·변한(辰弁韓) 소국 가운데 하나다. 이 무덤의 주인공은 최고 지배자다. 주인공 발치에는 순장자로 추정되는 금제 귀걸이를 한 어린이 유골 1점과 또 다른 인골 1구가 있다.  임당동 구릉 말단부의 임당 1호분은 5기 정도의 묘곽이 연이어 축조된 연접분이다. 하나의 동산 같은 모습이다. 고분 정상부의 당목 탓에 전체 고분의 절반 정도만 조사했음에도 대형 으뜸덧널(主槨)과 딸린덧널(副槨)로 이뤄진 주부곽식(主副槨式) 암광목곽묘(岩壙木槨墓) 2기(1A호·1B호)가 드러났다. 먼저 축조된 1A호는 도굴 피해를 입지 않아 매장 때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토기류 등의 유물양상으로 볼 때 5세기 말 또는 6세기 초에 축조된 고분으로 판단된다. 주피장자의 금동제 관모와 관장식, 순금제 귀고리, 은제 허리띠, 은장식 고리자루큰칼 등은 이 고분의 주인이 압독국 또는 압량소국(押梁小國)의 지배세력인 간층(干層), 즉 신라 마립간 시기 지방 수장층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가는고리 귀걸이를 착용했고, 고리자루큰칼을 포함한 큰 칼 3자루가 함께 부장됐으므로 주인공은 남성일 것으로 짐작된다. 딸린덧널의 서쪽 묘광 가장자리에서는 따로 부장된 제사용 토기류 다수와 금동제귀고리를 한 순장자 추정 인골 1구가 확인됐다.  도굴되지 않은 채 고분 축조 당시의 유물 부장상태 그대로 조사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다양한 금공품과 토기자료, 어린이 순장인골 확인 등을 통해 삼국 시대 상장례와 순장풍속 등 고분문화와 지역 역사 연구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다.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은 삼국 시대 신라의 지방세력이 축조한 고총으로 구성됐다. 1982년 임당동의 고총과 1987년 조영동의 고총이 발굴되면서 문헌 기록에 단편적으로 나오는 압독국에서 세를 이룬 지배층 무덤임이 밝혀졌다. 지난해부터 임당 1호분의 구조와 성격을 밝히고 정비복원을 목적으로 학술발굴조사를 시작했다. 마무리 단계다.  장성재·강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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