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장성재 기자] 경주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인장과 매우 흡사한 '통일신라시대 청동인장'이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문화재청은 삼척 흥전리사지 발굴조사지역에서 통일신라 시대 승단(승려들의 집단) 조직에서 사용한 청동 승관인(僧官印)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흥전리사지는 신라 시대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인 ‘國統’(국통)이 새겨진 비조각을 비롯해 청동정병, 금동번(깃발) 등 중요 유물이 출토된 바 있어 위세 높은 사찰로 여겨진다.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청동인장 2과는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모두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이 중 하나는 청동인주함에 인장이 담긴 채 출토됐다. 현재 보존처리 중인 청동인장은 2과 모두 정사각형(5.1㎝)으로 윗면에 끈을 매달 수 있는 손잡이가 있었고, 양각으로 새겨 글자 부분에 인주가 묻어 도장을 찍었을 때 글자가 붉게 보이는 주문방인(朱文方印)의 형태로 제작됐다. 또 2과의 청동인장에는 6자의 전서체(진시황제가 제정한 도장을 팔 때 많이 사용하는 서체)와 기하문(직선과 곡선의 도형을 가진 추상적 무늬)이 각각 새겨져 있다. 2과 중 한 점의 인문이 석가모니와 관련된 ‘범웅관아지인(梵雄官衙之印)’으로 판독됐다. 서체는 당나라 관인과 유사한 구첩전(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전서체)의 초기형태이다. 이 인장은 통일신라 시대 승단에서 사용한 승관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인장에는 ‘만(卍)’자상으로 선을 연결한 문양이 확인됐다. 2과의 인장 가운데 특히 범웅관아지인 청동인장은 경주 황룡사지 출토품과 손잡이와 명문 서체 등에서 전체적인 형태와 크기가 매우 흡사했다. ‘범웅관아(梵雄官衙)’라는 명문은 통일신라 시대 승단 조직과 국가와의 관계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사료로 판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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