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한·일·중 3국이 문학을 통해 국경을 넘는다. 각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이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을 통해 한 자리에 모인다.
29일 동아시아문학포럼 한일중 조직위원회가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문학을 통해 국경을 넘고,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다. 경제, 군사, 역사적 갈등 상황과는 별개로 문학을 통해 공통분모를 발견했다.
최원식 인하대 교수(한국위원회 한국문학 담당)는 한일, 일중, 한중 관계가 갈등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세상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을 회의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의 입장이다.
최 교수는 이런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동북아시아 세 나라가 책임을 자각하고 현실의 갈등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라의 경계를 넘어 시간의 경계마저 넘어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이 포럼의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반면 소설가 모옌(중국위원회 부주임위원)은 “동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예언을 확신했다. “오랜 역사와 풍부한 자원을 공유한 동아시아가 문화적 차원에서 교류한다면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할 수 있다”면서 “국적 없는 문학을 통해 상대방의 삶과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설가 시마다 마사히코(일본위원회 대표)는 한일중 3국의 관계를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라고 빗댔다. “서로를 알고 싶어 들여다보기, 훔쳐보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 방을 방문해서 차도 한 잔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본심을 털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포럼의 의미를 찾았다.
소설가 이노우에 히사시(일본위원회 특별고문)는 유형적으로 드러나는 스포츠나 영화와 달리 “문학은 소리가 나지 않는 조용하고 깊은 형태로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가 티에닝 주석(중국위원회 주임위원)도 문학과 체육을 비교하며 “올림픽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문학을 통해 친목을 다질 수 있다”고 포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9일부터 10월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포럼은 ‘현대사회와 문학의 운명-동아시아와 외부세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동아시아 문학과 세계 문학’, ‘고향 국가 지역공동체 세계’, ‘문학의 미래’ 등 5개 소주제를 놓고 발제하고 토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