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장성재 기자]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국보 제38호)을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2층 탑신석을 잘못 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통일신라시대 전기인 7세기 후반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원효대사가 주지로 있었던 고선사의 옛 터에 세워져 있던 탑으로, 1975년 덕동댐 건설로 인해 절터가 물에 잠기게 되자 지금의 자리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 세워 놓았다. 탑은 2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쌓아 놓은 모습이다.국립경주박물관 등에 따르면 석탑의 안전진단을 진행한 결과 고선사지 발굴조사 보고서(1977년)에 표기된 실측도면과 달리 2층 탑신석 위치가 반시계 방향으로 90도씩 틀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이 때문에 1975년 당시 석탑을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 세우는 과정에서 2층 탑신석의 위치가 잘못 배치되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안전 진단을 통해 상륜부의 일부만 부분적으로 해체해 보존처리하는 방안을 가결하면서 2층 탑신석의 원형을 밝히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보고서에 수록된 실측도면은 최근 사용되고 있는 3차원 도면과 달리 평면적인 선으로만 표기돼 있어 실물의 원형과 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석탑을 이전하기 전에 촬영된 사진들 또한 정면 흑백 사진과 원경 사진들이 많았기 때문에 현재 박물관에서는 다각도로 4면에서 촬영된 사진들의 활용과 도면 고증 방법을 통해 2층 탑신의 정확한 원형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산사지 삼층석탑의 특징은 기단을 여러 개의 돌로 구성했으며, 각 면에는 기둥 모양을 새겨 놓았다. 탑신도 여러 개의 돌이 조립식으로 짜 맞추어져있으나, 3층 몸돌만은 하나의 돌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사리장치를 넣어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배려로, 석탑을 해체·복원하면서 밝혀졌다. 지붕돌은 윗면에 완만한 경사가 흐르는데, 아래로 미끄러지는 네 귀퉁이가 들려있어 경쾌함을 더해주고 있다. 밑면에는 계단 모양으로 5단의 받침을 새겨 놓았다.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탑양식으로 옮겨지는 초기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양식은 이 탑과 함께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제112호)에서 시작되어 이후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국보 제21호)에서 그 절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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