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해외자원개발 관련 자체 점검 결과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손해배상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그간 가스공사는 총 26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투자했으며 5개 사업이 종료돼 현재 21개 사업을 운영 중이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공사 기준으로 총 108억불을 투자했으나 회수액은 25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손실액은 총 31억9500만 달러로, 손실(탐사 실패 및 사업 중단으로 확정된 금액)이 1억4100만 달러, 손상(추정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액에 미달)이 30억5400만 달러로 나타났다.
공사측은 이 같은 대규모 손실은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채 무리한 투자의사결정과 유가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 및 관리 능력부족으로 나타난 결과로 진단했다.
원점에서 재검토된 이번 자체점검은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이뤄졌다. 가스공사 감사실, 외부 감사 전문인력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전체 해외사업에 대한 사업선정 경위, 의사결정 과정, 자금집행 과정 전반에 대해 조사했다. 또 가스공사 내 '해외자원개발 의혹 안심제보센터’를 운영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제보를 청취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선 추가 의혹이 드러났거나 손실(상)규모가 크고 감사원 감사·국정조사 등 대내외에서 집중적으로 의혹이 제기됐던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이라크 아 카스, 호주 GLNG사업에 대해 심층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사업의 경우, 실제 투자비를 이사회에 보고한 일정보다 조기에 지급하는 등 수익률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문사 중가 평가보고서에서 제시한 자산 가치 상한액인 4억달러를 초과한 5억6500만 달러에 자산을 매입해 고가 매입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라크 아카스 사업과 관련, 의사결정과정에서 당초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검토된 목표수익률(15%)이 경영위원회에서 하향(13%)됐고 이사회에서 실무검토 없이 10%로 다시 낮췄다. 이사회에서 이전 입찰 참여시 전임사장이 “목표수익률을 10%까지 위임받았다”고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에 참여한 정황이 밝혀졌다.
또 2013년 12월 이후 이라크 내전으로 인한 치안상황 악화에도 자체 대응방안을 6개월이 지난 2014년 6월에 수립했으며 이 기간에 기자재를 무리하게 추가 발주하는 등 1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강행해 손실을 키웠다.
호주 GLNG사업의 경우, 공사에서 통용되는 목표수익률인 10%에 미달하는데도 별도 검토 없이 투자를 결정했고 2차례 투자비 증액 때 유가전망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 수익률을 과다하게 산출한 것이 드러났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 관련자 대부분이 퇴직했을 뿐만 아니라 투자의사결정과정에서 윗선의 무리한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와 사업추진 과정에서 비리연루 의혹 등을 확인하기에는 조사에 한계가 있어 검찰에 관련자료를 제출키로 했다“며 “강도높은 자율혁신 활동을 적극 추진해 신뢰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핵심 사업과 부실사업은 적기에 구조조정 해 추가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핵심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것”이라며 “향후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는 다양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