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곳곳에 훈풍이 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따스한 온정의 손길이 추위와 불황에 움츠린 지역민들의 몸과 마음을 녹여내고 있다.
최근 FTA 시장 개방과 농자재값 급등, 수확기 농산물 가격하락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경북 농촌지역에 반가운 손님이 찾았다.
경북도청 식품유통과 직원들은 28일 문경 농촌에서 일손을 돕고 복지시설을 위문했다. 이들은 문경 마성면 남호1리 홍중락씨 농가를 찾아 부직포, 사과밭 뒷정리 등 봉사활동을 했다.
일손돕기를 끝낸 뒤에는 경로당에 들러 생필품을 전달하고 영농현장의 문제와 최근 어려운 우리경제 여건 등에 대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엄기현 식품유통과장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마을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도정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29일에는 문경 마성면 외어2리 마을회관과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생활필수품을 전달하고 시설주변을 청소한다. 또 노인들의 수발을 거들며 함께 정겨운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울진군 북면 하당리에서는 기능한국의 명성을 꽃피웠던 명장과 기능인 100여명이 29, 30일 양일간 농기계·가전·기계수리, 이·미용, 양장, 귀금속, 석·목공예 등 농촌생활에서 꼭 필요한 13개 분야에 대한 기능봉사활동을 벌인다.
경북도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동주최하고 경북 기능동우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경북도청 기업노사지원과 직원들이 참여해 기능인들의 봉사활동을 돕고, 마을환경정비와 주민들의 고충을 들으면서 얼어붙은 농심(農心)을 정성으로 녹여낼 작정이다.
도립안동노인전문병원에서도 내과 및 물리치료와 한방진료봉사로 한몫 거든다.
경북 기능동우회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31차례에 걸쳐 도내 농촌마을 7000여가구에 대해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무룡 경북도 기업노사지원과장은 “농촌과 기능인이 한마음이 되어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헤쳐 나가는데 보탬이 되고, 특히 공무원이 함께하는 이번 봉사활동은 현장체험을 강조하는 도정을 펼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주 건천읍 새마을지도자들은 정성껏 가꾼 김장용 배추 2만포기를 내달 1일 경북도와 경주시에 기증키로 했다.
임영식 건천읍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과 이외자 새마을부녀회장을 비롯한 새마을지도자들은 지난 8월부터 건천읍 용명리의 휴경지(9,900㎡)를 일궈 4만5000여 포기의 김장배추를 경작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만포기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누기로 한 것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백상승 경주시장은 이날 현장을 찾아 배추를 기증받고 이들의 노고를 격려한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이 배추를 지역 복지시설 전달해 어려운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겨울이면 몸과 마음이 더욱 고단해지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청 관광개발과 직원들은 28일 경산 진량의 대동시온재활원을 찾아 따뜻한 정을 나눴다. 이들은 성금을 모아 비누, 샴푸, 화장품 등의 생필품을 전달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주변 환경정비를 했다. 이날 경상북도지방공무원교육원 직원들은 월동준비로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 경상북도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김장, 창문 방풍막 설치, 생활관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장애인들이 사용할 월동용 양말 100켤레와 간식용 라면 등 총 20만원 상당의 위문품을 전달했다. 또 입소한 장애인들과 월동준비를 함께하는 한편 중증장애인들의 목욕을 돕는 등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오양근 공무원교육원장은 “경제가 어려워 관심에서 멀어지기 쉬운 소외계층에 공직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따뜻한 마음과 손길을 보내야 할 것”이라며 “공직자들이 솔선하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공무원신규임용자 과정을 비롯한 중견간부양성과정에 대해서는 매과정별 1일간의 사회봉사활동을 교과목으로 편성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공무원교육원에서는 직원들의 농촌일손돕기 및 복지시설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교육생들이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봉사활동을 실시하는 교육과정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팔공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이날 칠곡군 동명면 기성2리의 노인정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시설 내 청소 등 환경정비, 김장용 채소, 고추 다듬기 등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일손을 돕고 미리 준비해 간 떡과 과일, 생필품 등을 전했다.
노인회장 김용국(82)씨는 “연말을 앞두고 공원관리업무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봉사활동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이런 위문과 봉사활동이 노인정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큰 기쁨과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