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도자기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우수성이 새삼 확인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이 ‘고려 왕실의 도자기’ 전을 연다. 17대 임금 인종(1515~1545) 의 장릉에서 출토된 국보 94호 ‘청자 참외 모양 병’ 등 유물 290여점을 공개한다.
‘황통 6년’(1146년) 연대가 적힌 인종 시책(諡冊) 등 장릉 출토품은 고려 도자 연구와 12세기 고려의 사회, 문화를 전반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인종 장릉, 19대 명종 지릉, 21대 희종 석릉 등 왕의 무덤과 22대 강종의 비인 원덕태후의 곤릉, 24대 원종의 비인 순경태후의 가릉 등에서 나온 도자기들은 고려 왕실에서 선호한 도자기의 실체를 보여준다. 개성 고려 궁궐터와 왕의 행궁인 혜음원 터에서 출토된 다양한 도자기들은 고려 왕실이 실제 사용한도자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고려 왕실용 도자기를 제작한 강진 사당리와 부안 유천리 가마터에서 출토된 도자 등을 최초로 복원해 전시한다.
강진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고려시대의 자기소로 기록된 곳이다. 당시 왕실과 중앙 관청에 도자기를 만들어 올린 가마터가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인종 장릉에서 출토된 ‘청자 참외 모양 병’과 동일한 청자 조각이 확인돼 고려 왕실 도자기의 대표적인 생산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안 유천리의 도자기는 명종 지릉, 희종 석릉, 파주 혜음원터의 출토품과 유사하다. 이곳에서도 왕실 도자기가 생산됐음을 알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왕릉 및 왕실 유적, 그리고 왕실 도자의 생산지에서 출토된 각종 도자기와 여러 문화재는 당대 최고의 기량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고려 왕실은 화려하지만 위엄과 격식을 갖추고 절제미가 돋보이는 도자기를 선호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고려 왕실 문화의 높은 수준과 품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 왕실 도자기’전은 2일부터 2009년 2월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Ⅱ 청자실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