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최대 통신사인 '오라스콤 텔레콤'(Orascom Telecom)이 15일 북한에서 3G 이동통신 서비스를 본격 개시했다.
오라스콤 텔레콤은 지난 1월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했으며, 향후 3년간 북한에 4억 달러를 투자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평양에 지국을 두고 있는 동영상 전문 통신사 APTN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평양에서 열린 ‘3세대이동통신 봉사(service)선포식’에서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은 이번 대북 통신 사업에 대해 “2200만 북한 주민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휴대전화의 종류 및 이용 계층, 서비스 지역 등과 같은 구체적인 사안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오라스콤은 앞서 사업 첫해 동안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들 대부분에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며, 휴대전화 사용료는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한이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정보 소스의 이용 대상에 제한을 둬왔던 점을 미루어볼 때 휴대전화 역시 엘리트 계층에만 허용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당, 군사 관계자들이 최대 수혜자들이 될 것”이라며 “트레이더들을 비롯한 경제 관련 인사들에게도 사용이 허용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은 지난 2003년과 2004년 짧은 기간 동안 일부 정부 관계자들을 위해 휴대전화를 개통한 바 있지만, 2004년 4월 16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룡천역 대폭발 사건 이후 휴대전화 사용 및 휴대전화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룡천역 폭발 사건에 휴대전화가 사용됐다거나 또는 체제 불안에 대한 가능성으로 인해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금지된 것이라는 다양한 관측을 내놓았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사위리스 회장과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는 이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으며, APTN는 사위리스 회장이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개통식에서 리본 커팅을 한 후 통제 센터로 보이는 곳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한편 이집트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오라스콤은 올해 1월 말 북한에서 최장 25년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권을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4년간은 독점으로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가장 폐쇄된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상징하는 이동통신 사용을 4년여만의 재개한 것에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에 대한 지나친 억측은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