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롯데칠성이 올해 최대 인수합병(M&A) 대상 기업 중 하나인 두산주류의 우선인수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들과의 경합 끝에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매각가격은 5000억~6000억원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21일 주류업계에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가 우선인수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불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매각발표와 함께 강력한 인수후보자로 떠올랐던 MBK파트너스의 불참으로 일찌감치 롯데의 ‘낙점’을 점치기도 했다.
이번 입찰에는 어퍼니티에쿼티 파트너스, JP모건 계열 사모펀드 등 6~7개의 국내외 자본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모펀드들은 입찰시 인수대금을 롯데보다 많이 써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롯데는 퇴직급여 충당금 등 다른 면에서 두산측의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당초 매각 대금으로 7,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두산주류 인수에 성공할 경우 위스키에 이어 와인과 소주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여 주류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롯데가 두산주류를 인수한다면 롯데-아사히 맥주, 위스키 부문과 시너지를 발휘, 소주와 와인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번 두산주류 인수로 탄력을 받아 또다른 대형 M&A 대상 기업인 OB맥주까지 인수할 경우 주류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가 두산을 인수하게 되면 막대한 자본력과 경남·부산의 연고를 둔 튼튼한 시장기반, 롯데칠성의 유통망과 주류사업 노하우까지 겸비할 수 있어 주류시장의 최강자인 하이트-진로그룹에 버금가는 위치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 목적으로 인수에 나서지만 롯데처럼 현재 주류 사업을 하고 있거나 유통망을 갖춘 업체가 인수할 경우 주류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두산의 주류사업 부문은 소주 ‘처음처럼’과 ‘산’, 약주 ‘국향’과 ‘군주’, 와인 ‘'마주앙’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소주시장에서는 2006년 출시한 ‘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어 13%대의 시장점유율로 진로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번 인수에서 매각가격과 구조조정 문제 등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롯데는 예비 실사를 거쳐 가격을 재협상한 뒤 최종 정밀심사를 통해 두산주류에 대한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예비실사를 거쳐 가격 재협상이 어떻게 이뤄질 지가 두산주류 인수 성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