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미술작품들이 미국 백악관으로 간다.
화가 김백순(56)씨가 제작한 버락 오바마(48)의 초상화가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걸린다. 검정·은·자두색 크리스털을 붙여 오바마의 이미지를 담아낸 작품이다.
이 초상화와 함께 ‘세계평화·인류평화·우리는 하나’도 백악관으로 날아간다. 성조기와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 등을 그린 설치미술이다. 단, 이 작품은 오바마 임기 중에는 백악관에 전시되지 않고 창고에 보관될 예정이다.
김씨는 “초상화는 150여만원이 들었고 다른 한 작품은 금가루, 크리스털 등의 재료비로 1억원이 들었다. 초상화는 받을 수 있으나 두번째 작품은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오마바 측이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오바마를 연결한 사람은 45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를 무대로 활약 중인 태권도 사범 이준구씨(79)다. 김씨와 이씨는 시민단체 ‘나라 바로세우기 국민운동연대’에서 활동하면서 만났다.
이씨는 빌 클린턴(63), 조지 W 부시(63) 대통령 등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오바마는 하와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태권도를 배웠다. 당시 태권도 사범의 스승이 이씨였고, 이러한 인연으로 이씨는 오바마와 친분을 쌓게 됐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씨는 김씨의 작품 사진들을 오바마에게 보여줬다. 그림이 마음에 든 오바마는 감탄하며 기쁘게 받겠다고 밝혔다. 이들 작품은 11일 항공편으로 워싱턴으로 옮겨진다.
김씨는 ‘돌할머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김씨가 1997년 6월 대구 팔공산 갓바위 약사여래불좌상 앞에서 기도하다 발견한 3.323㎏짜리 신비한 돌 이름이 돌할머니다. 소원 성취 여부를 즉석에서 알려준다는돌이다.
37세 무렵 신의 접근을 느껴 무녀의 삶으로 접어든 김씨는 이후 10년 동안 거액을 모았고 정·재계 인사들의 숨겨진 카운슬러로 명성을 떨쳤다. “40대 후반에 무속인으로서 정상에 올라서고 보니 이제는 내리막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심한 자살충동을 느꼈다. 나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미술재료상에 들렀고 물감을 산 뒤 집에 와서 다 풀어놓고 울분을 토하듯 짓이겼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미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영적 처방 대신 창작에 매달려 작품 1000여점을 만들었다. 기도 중에 떠오른 영감을 따라 스케치 없이 곧바로 캔버스에 쓱쓱 그리고 재료들을 갖다 붙이면 어느새 작품이 완성돼 있었다.
김씨는 “다른 사람들이 매케인으로 기울 때도 나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것을 확신했다. 그 사람이 풍기는 떳떳함, 자신감, 우리는 할 수 있다, 꿈은 이뤄진다 등의 믿음은 미국국민을 넘어 세계인에게 희망을 줬다. 세계가 화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오바마에게 작품을 선물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또 “과거 무속인은 미천하게 여겨지면서 많은 설움과 얕봄을 당했다. 오바마도 좋은 학력,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미국사회를 살면서 적잖은 서러움을 맛봤을 것이다. 그러나 갖은 고통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됐다. 그런 점에서 동병상련도 느꼈다”는 고백이다.
김씨는 곧 카운슬링을 재개한다. “무속인의 삶에 회의가 들어 잠시 떠나 있었는데 경제가 어렵고 피폐해지다보니 나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돕고 희망을 주는 메시지도 전하고 싶다.”
물론, 작품 활동도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