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의한 인간 감염 사례 3건이 잇따라 보고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ㆍ음력 설)를 앞두고 AI로 인한 감염이 더욱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에서는 지난 5일 푸젠(福建)성 출신 농민공 여성 황옌칭(黃燕淸·19)이 베이징(北京)에서 AI로 사망한 데 이어 17일 오후에는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 거주하던 한 27세 여성이 AI로 사망한 사실이 18일 확인됐다. 또 산시(山西)성에서 펑(彭)이라는 성을 가진 2세 유아도 AI 감염으로 중태에 빠진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이로써 지난 1년 가까이 AI의 인간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던 중국에서는 불과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3건의 감염 사례가 한꺼번에 보고됐고 이 중 2명이 사망했다. 중국에서는 현재까지 보고된 AI 감염자는 총 33명으로 이 중 22명이 숨졌다. 이에 중국 농림부는 19일 자체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춘제가 다가올수록 가금류 제품의 이동이 빈번해지고 그만큼 바이러스의 발병과 전염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며 명절을 앞두고 AI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오는 26일 시작되는 중국의 춘제 연휴 기간 동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해 음식을 나눠 먹곤 하기 때문에, 일단 발병이 이뤄지면 그 통제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림부는 새로운 AI 감염자가 발생한 2개 지역에 전문가 조사팀을 파견, 바이러스 확산 여부를 조사했으나 더 이상의 AI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I 바이러스가 기온이 낮은 10월에서 3월 사이 활발해지는 것을 고려할 때 새로운 감염자 발생은 예상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가금류 통제 및 관리에 대한 중국 당국의 허술함도 한 문제로 지적했다. AI 바이러스인 H5N1은 일반적으로 조류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인간에게 쉽게 전염될 수 있는 형태로 변이, 수 백 만명의 인명을 빼앗는 세계적 전염병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의 가금류를 키우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뒷마당 등에 닭, 오리 등을 조금씩 기르는 가내 농장 형태어서 단속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12월 중순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아시아에서 H5N1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한 이래 약 391명이 감염됐으며 이 중 247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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