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지구의(地球儀)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로 133㎝, 세로 71.5㎝ 크기의 세계지도 '만국전도'(萬國全圖)가 도난당한지 25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공조 끝에 ‘만국전도(보물 제1008호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 중 주요 유물)’ 1점과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류 필사본 116책', '전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 목판 2점', '후적벽부 목판 4점' 등 도난문화재 총 123점을 회수했다고 29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2017년 2월께 조사를 통해 만국전도를 비롯한 문화재 5점을 도난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언론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이중 만국전도는 1994년께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 함양박씨 문중에서 도난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 사범들은 만국전도가 도난당한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실을 알면서도 취득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낀 나머지 경매업자를 통해 처분·유통하려 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과 자택에 은닉·보관하고 있었다가 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에 의해 검거, 25년 만에 회수됐다.
만국전도와 고서적은 경북 안동의 한 식당 내부 벽지에서 숨겨져 있었다.
이번에 찾은 만국전도는 가로 133㎝, 세로 71.5㎝ 크기로 1661년(조선시대 현종 2년) 문신 박정설이 한문판 세계지리서 '직방외기'에 실린 만국전도를 토대로 채색·필사한 세계지도다.
조선시대에 지도 관리를 통상 관(官)에서 해왔던 점과는 달리 개인이 제작한 지도로 현재까지 민가에서 확인된 세계지도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도는 태평양을 중심으로 5대양·6대륙이 이어져있고, 바다와 육지가 각각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구분돼 칠해져 있다.
김성희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은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세계지도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마 세계가 어떻게 생긴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한문판 세계지도를 필사·채색하며 세계 속 우리나라의 위치 등을 가늠했을 것"이라며 "조선 17세기 실학과 서학을 받아들였던 조선시대 지식인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지도"이라고 평가했다.
정제규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은 "울릉도는 표기됐지만 독도로 생각되는 표시는 없다"면서도 "예전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상도, 하도 개념으로 이해했다. 울릉도를 표현한 자체는 독도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