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미국발(發) 금융 위기 여파가 고용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기업 38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문 참여기업 중 43.2%가 경기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채용 계획을 취소하거나 당초 계획했던 인원보다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5.8%는 올해 고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직자들은 불황기 취업 시장 트렌드를 면밀히 파악하고 체계적인 취업 전략을 세워야 좁은 취업문을 통과할 수 있다. 다음은 불황기 취업 시장 특징 및 전략이다. 자료정리 - 김무성 기자
•‘실무형 인재’가 뜬다=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기업 측에서는 교육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이론중심’ 신입사원보다는 현업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중심’ 사원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분야 자격증과 인턴십·아르바이트 등으로 업무 관련 경험을 쌓아 두는 것이 유리하다.
영어 평가도 실무적으로 바뀐다. 영어 점수의 비중을 축소하거나 기준을 완화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신 영어 말하기 중심의 취업 준비 전략이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토익점수가 높은 인재보다는 치열한 해외 시장에서 직접 외국인 바이어와 업무 추진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 불황기 기업은 ‘잡초형 인재’를 원한다=불황일 때는 경영 환경뿐만 아니라, 시장 자체가 불안정하고 변화가 많기 때문에 순발력 있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위기를 뚫고 나가는 데 적합한 ‘잡초형’ 인재가 각광받는다.
경기가 좋을 때 기업들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창의력을 갖춘 일명 ‘끼’ 있는 인재까지 관심을 갖는다. 불황기에는 위기 대처 능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춘 인재가 가치를 인정받는 편이다. 어려움을 투지와 끈기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채용의 전제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구직자들은 기업의 변화한 인재상을 고려해 면접 준비에 나서야 한다. 시련이나 위기 상황을 자신만의 전략과 강한 정신력으로 극복했던 사례를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톡톡 튀고 자신의 개성을 강조하는 것보다 끈기와 성실성·위기 극복 능력·충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면접에 유리할 수 있다.
• 사무직보다는 불황에도 끄떡없는 ‘영업직’에 도전하라=경기가 불황일수록 기업들은 회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영업직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경향이 있다. 관리직 사원들은 1차 감원 대상이 되는 반면에 실적이 좋은 영업 직원은 감원의 무풍지대다.
굳게 닫힌 취업난 속에서도 눈을 돌려 영업직에 도전한다면 구직의 문은 상대적으로 열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직은 전공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지원 기회도 훨씬 많다. 특히 면접에 앞서 지원 회사와 회사 제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하자. 더 나아가 경쟁사의 제품에 대한 비교 분석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제공한다면 훨씬 유리한 합격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영업직은 공채나 결원 발생 시 채용 빈도가 높다. 기업의 방침에 따라서는 영업 인력을 신규 사원으로 모집하기도 한다. 따라서 취업정보를 얼마나 빨리 얻는지가 취업 성공의 중요한 관건이다.
불황에는 이렇게 취업준비를..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기업들의 구조조정 진행소식이 취업시장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화려한 스펙(학점, 자격증 등 취업조건)을 자랑해도 '괜찮은 일자리'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이같은 극심한 불황기에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맞춤형 취업전략이 필수다.
•실무능력을 갖춰라
불황기에는 기업들이 꼭 필요한 인력이 아니면 채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현업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형 인재와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입이라면 취업하려는 직종의 업무와 관련된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 인턴십, 공모전 등을 통해 실무능력과 경험을 갖출 필요가 있다.
•정밀조준(pin-point)하라
취업이 힘들다고 똑같은 내용의 지원서를 이곳저곳 아무데나 마구잡이로 보내는 구직자가 많은데, '묻지마 지원'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업종과 직종에 맞는 이력서, 더 나아가 회사별로 정밀조준(핀포인트)한 지원서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업종이라도 그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조건 등에 맞춰 그때그때 수정해야 한다. 가령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에 제출하는 지원서를 똑같이 작성했다면 어느 하나도 제대로 작성했다고 보기 힘들다.
•우회취업전략을 세워라
정면돌파가 여의치 않다면 우회해서 목표에 도달할 생각을 해야 한다. 희망기업에 당장 취업이 어렵다면 낮은 단계의 관련기업에 입사해 직무경력을 쌓은 뒤 이를 징검다리 삼아 자신이 원하던 직장에 도전하는 우회전략을 세우는 것도 불황기엔 효과적이다.
•그림자채용’ 놓치지 말자
불황일수록 그림자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난다. 그림자 채용이란 취업사이트의 이력서 검색서비스나 사내추천, 학교추천, 헤드헌팅 등을 이용한 비공개 채용방식을 말한다. 온라인 이력서는 수시로 업데이트해 상단에 노출시키고 주변 인맥을 모두 동원해 숨은 채용정보를 찾아내야 한다. 관심분야의 커뮤니티를 통해 인맥을 넓히고 관리하는 것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
•부지런히 검색하고 최대한 빨리 지원하라
불황기에는 모집기간이 짧고 번개처럼 '휙' 지나가는 단타형 수시채용이 많다. 기업들은 지원자가 많은 것도 원치 않아 주요 채용사이트 한두 군데에만 구인광고를 낸다. 또한 입사지원서가 접수되는 순서대로 바로 검토에 들어가며 적임자가 있으면 마감일 전이라도 채용을 종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구인정보 게재일이 곧 마감일이라고 생각하고 지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직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라
자격증은 업무 전문성을 증명하는 흔적이다. 입사지원 때 자격제한이 없더라도 같은 값이면 자격증을 딴 지원자가 분명히 유리하다. 단, 목적 없이 아무 자격증이나 취득하는 것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의 낭비로 이어지기 쉽다.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주거나 우대하는 '직무 관련 자격증' 취득에 집중해야 한다.
•검증된 취업사이트를 활용하라
극심한 취업난을 틈타 취업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구직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웹사이트 조사업체인 랭키닷컴에 등록돼 있는 사이트만도 330여개에 이를 정도다. 부실 취업사이트에 운명을 맡길 순 없다. 사이트들이 난립해 있지만, 실질적인 채용정보는 상위 5위권내 종합취업포털과 분야별 1위 전문취업사이트에 집중돼 있다. 순위사이트 자료, 언론 인지도, 사이트연혁, 게시판 활성화 등을 참고하면 옥석을 가릴 수 있다. 이 중에서 본인의 스타일에 맞고 믿을 만한 사이트 2∼3개 정도를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고 매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취업관련 전문가들은 “불황 때는 대기업만 고집하거나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에 매달리지 않아야 한다”며 “자신의 커리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가면서 불황의 터널이 끝났을 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완벽한 이력서는 추천보다 눈길을 끌지 못한다”며 “취업 및 이직에 대비, 평소에 관심분야의 커뮤니티나 동호회 등을 통해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인맥)를 구축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