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가 수시모집에서 특목고 출신 학생을 우대하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에 따르면 고려대 수시2-2 일반전형에서 내신 6~7등급의 외고생들이 내신 1등급의 일반고 학생들 제치고 대거 합격했다. 수시전형이 내신 90%가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고학생들에게 유리한 '어떤' 전형이 적용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고교등급제가 실시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일단 문제의 전형은 교과 90% 비교과10%을 반영했다. 고려대가 90%를 반영하는 내신의 등급간 점수차를 변별이 무의미할 만큼 줄이고, 10%를 반영하는 비교과 성적의 점수차를 크게 벌렸다면 이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내신 1등급과 2등급의 점수차를 0.1점으로 하고 비교과 성적은 2~3점씩 차이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또 공개하지 않는 고려대의 '입시 상수값'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고려대는 자체개발한 상수값을 적용해 당락을 가르고 있는데, 이 공식은 철저하게 비밀에 붙이고 있다. 이 상수값이 외고의 7등급 학생이 일반고 1등급 학생을 제치고 합격할 수 있게 고안됐을 여지도 있다. 다른 가능성은 입시부정이 저질러졌을 수도 있다. 지원자의 점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고의나 실수로 오류가 있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진실은 고려대만이 알고 있다. 내신 등급간 점수차나 상수값이 공개돼서 누구나 납득할만한 전형이라는 점을 인정받는다면 파문을 잠재울 수 있다. 진보신당 송경원 교육정책연구원은 "고려대의 수시전형 결과를 보면 엄격한 의미에서 고교등급제를 실시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일반일들이 알 수 있는 것은 (고대가) 특목고를 엄청나게 우대하는 전형을 실시했다는 것"이라며 "의혹을 풀려면 고려대가 입사전형의 점수산출 공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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