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실업한 농민공들의 귀환으로 혼란에 빠진 중국 농촌 지역이 이번에는 ‘유례 없는 가뭄’이라는 천재(天災)를 만났다.
가뭄은 곡식 생산량 감소와 농가 소득 감소로 안 그래도 심각한 농촌 지역의 빈곤을 더욱 악화시키며 사회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오랫동안 가문 날씨가 계속된 중북부 지역에 ‘2급 비상사태’를 선언했다고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국가가뭄홍수방지총지휘부판공실 장즈통 상무 부주임은 “역사상 보기 드문 심각한 가뭄”이라며 지역 정부에 가뭄과 싸우고 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개를 확대하는 등 주요 대책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가뭄으로 곡식 생산량이 줄면서 허난성 중부 정저우의 밀 선물 가격은 5% 상승했지만, 실제 밀 가격은 지난해 풍년으로 인한 재고분과 국가의 비축분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작용해 오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생산량 감소는 곧바로 농가소득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중국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래 계속된 가뭄은 중국의 겨울철 밀 생산 농지 전체의 43%에 달하는 950만㏊에 타격을 입혔다. 중국 농림부는 앞서 4일 피해지역의 40%에 달하는 농지에 긴급 관개로 물을 댔다고 밝혔으나 올해 주요 밀 생산지대의 전체 생산량이 2~5% 감소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허난(河南)성과 안후이(安徽)성 등 가뭄이 심각한 지역의 경우 생산량 감소가 20%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이 지역은 동시에 대규모 농민공들의 귀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이어서 빈곤으로 인한 소요 발생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앞서 전체 1억3,000만 명에 달하는 농민공 중 2,000만 명이 실직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귀향했다며 이로 인한 민심 불안과 소요가 사회적 불안정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농촌 경제의 붕괴는 중국 정부가 경기회복의 열쇠로 거론해 온 ‘농촌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 부양’ 정책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선성장 후분배’를 기치로 강압적 통치를 해 온 중국 정부의 지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