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이라고 하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도 잘못하면 폐가 망신할 수 있다. 자신과 성격이 전혀 맞지 않은 사람을 ‘사랑’해서 그 사랑이 파국을 가져올 수도 있고 결혼한 사람이 다른 여자나 남자를 ‘사랑’해서 다른 가족에게 커다란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이 모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이다. 이 세상에 그런 잘못된 사랑의 예는 너무나도 많다. 사랑으로 포장된 욕심이 자녀를 망친다 잘못된 사랑의 가장 많은 경우가 자녀에 대한 사랑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잘못된 사랑을 좋은 사랑이라고 믿는 부모들이 많다는 점이다. 많은 부모들은 어떤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지 모른다. 현대의 많은 남녀가 자녀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전혀 모른 채 결혼하고 있다. 이 세상에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부모는 대부분 자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자녀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는 사랑이라고 하는 것들이 자녀에게는 속박으로, 그리고 간섭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잘못된 사랑의 근저에는 공통적으로 부모의 욕심, 자랑하고 싶어 하는 심리, 대리만족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욕심과 대리만족 등을 사랑이라고 포장하는 것이다. 문제는 부모의 사랑 자체가 아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리는 부모의 판단과 선택에 문제가 있다. 그 판단과 선택이 잘못되면 사랑 역시 잘못된 것이다. 부모가 자녀를 잘못 사랑하는 경우와 진정 사랑하는 경우는 다르다. 의외로 잘못 사랑하면서 잘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부모가 하는 사랑에는 건강한 사랑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랑이 있다. 부모가 자녀를 잘못 사랑하면 부모는 자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데, 자녀는 오히려 그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더 문제인 것은 부모의 그런 잘못된 사랑이 자녀로 하여금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잘못 인식을 갖게 한다는 사실이다. 자녀는 부모가 자기에게 한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자녀역시 자신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친구나 애인, 남편이나 아내에게 한 것들이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도 없고, 자기 자신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다. 자녀는 사랑으로 느끼지 못하는 스토커 사랑 스토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자녀에 대해 이 스토커 사랑이 넘쳐 나고 있다. 한국의 부모들은 스토커 사랑을 자식 사랑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스토커는 상대방이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자기 사랑을 강요하는 것을 말한다. 자녀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부모는 그것이 사랑이라면서 계속 자녀에게 요구하고 부모가 바라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자 한다. 이것이 스토커 사랑이 아니고 무엇인가? 스토커나 집착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소유하고 지배하고 조정하려고 하는 것도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스토커 사랑은 일방적 사랑이다. 스토커 역시 스스로는 사랑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다고 말한다. 스토커 사랑이 잘못된 사랑이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의외로 이런 스토커 사랑이 많다. 자녀는 그것이 싫은데, 부모가 일방적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모든 것은 스토커이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잘못된 사랑은 여러 가지 자녀교육의 문제로 이어진다. 부모들이 자녀를 사랑한다고 하는 행동들이 실제로는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멀리서 상처 받지 않는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는다. 자기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는다. 자녀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은 그 부모이다. 그래서 부모로 인한 상처로 평생을 고생하고 그 상처를 대물림하는 경우는 너무도 흔한 일이다. 상처는 드러내면 낫는다. 감추면 곪아 터진다. 자녀의 상처든, 부모의 상처든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이 내 모습임을 받아들이면 그 상처는 사라지고, 오히려 강력한 삶의 동기로 작용한다. 가난이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이혼이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혼을 극복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자신을 더 건강하게 해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머리가 좋지 않은 것이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머리가 좋은 아이들을 뒤쫓아 가려 하지 않고 그들이 가지지 못한 사회성과 인간관계를 발달시켜 사회적으로 훨씬 더 크게 성공할 수도 있다. 상처나 고통, 고난을 약이 되게 하느냐, 독이 되게 하느냐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잘 공감해주고 길잡이 노릇을 해주느냐에 달렸다. 그것이 부모 역할이다. 행복한 자녀교육은 어쩌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녀를 부모가 끌고 가려고 하면 부모도 자녀도 힘들다. 부모는 사랑이라고 하는데, 자녀는 간섭으로 느낀다. 부모와 자녀는 인격적으로 독립체이다. 부모가 자녀를 독자적인 존재로 인정하고, 그 욕구와 마음, 감정을 이해하며, 제대로 사랑할 때 행복한 자녀교육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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