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10일 자진 사퇴의사를 공식 밝혔다. 김 내정자는 1954년 경북 영일군 출생으로 대륜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경찰간부후보 27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이후 인천 연수경찰서장, 서울경찰청 경무부장, 동경주재관, 경북청장, 대구청장, 경찰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는 탁월한 업무 능력에 경찰 조직에 대한 애정도 뜨거워 경찰 내외에 신망이 두터웠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을 바탕으로 강한 리더십도 함께 겸비하고 있어 경찰 조직 내 신사로 통했다. 하지만 업무에 한해서는 정도를 추구했다. 특히 그는 법과 원칙을 중시하고 불법 시위에는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 경찰 내에서 원칙주의자로 통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7월 서울경찰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대를 진압하고 촛불 수배자를 신속히 검거했다. 시민사회단체로부터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원칙론을 끝까지 고수했다. 또 1997년 인천 연수경찰서장 시절 경찰의 마스코트인 '포돌이'의 전신인 '연폴(연수+폴리스)'을 고안했다. 서울 수서경찰서장 시절인 1999년에는 만화가 이현세씨와 함께 경찰 마스코트 '포돌이' '포순이'를 고안하는 등 뛰어난 기획력도 발휘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강하게 주장하는 소신파이기도 했다. DJ정권 당시인 수서경찰서장으로 근무하던 중 청와대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수사권 독립에 대한 홍보문을 경찰서에 부착했다가 문책성 전보 조치를 당했다. 일본에서 영사와 외사협력관 등으로 7년간 근무해 경찰 내에서 '일본 통'으로 통했다. 그러나 경찰청장에 내정된 뒤 지난달 20일 경찰관 1명을 포함해 6명이 숨진 용산참사가 발생,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이날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김 내정자는 용산 철거민 진압과정에서 경찰특공대 투입을 요청받고 이를 최종 승인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으며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등으로부터 사퇴를 종용받아 왔다. 김 내정자는 "불법에는 강한 경찰, 선량한 시민에게는 더없이 친절하고 따듯한 경찰을 만들어 보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이제야 실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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