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 사용하고 있는 벌에서 추출한 독 이른바 '봉독(蜂毒, bee venom)'이 염증 억제에 관여한다는 기전이 밝혀졌다.
2일 자생한방병원에 따르면 관절척추센터 장형석 원장 연구팀과 경희대학교 동서의학과 배현수, 민병일 교수팀은 봉독의 이같은 기전에 대한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 1월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는 전세계 대체의학 가운데 과학적 사실로 증명된 논문만 게재하는 국제학술지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2005년 봉독의 염증억제 효과를 과학적으로 풀어낸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칩을 이용한 대규모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그 기전을 보다 명확하게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2005년 동학술지에 '봉독이 염증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게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논문 발표 이후 봉침의 염증 억제 효과는 여러 연구팀에 의해 조금씩 밝혀져 왔지만, 아직까지 유전자 수준에서 해당 기전이 제대로 규명돼 있지는 않은 상태였다.
연구팀은 2006년~2008년 진행한 실험을 통해, 유전자칩 분석 기법을 이용해 봉독을 처리한 염증 유발 세포에서 대규모 유전자의 발현을 분석했다.
또한 유전자칩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각 실험군에서 의미있게 발현된 특정 유전자를 선별해 '실시간 중합효소 연쇄반응(Real-time PCR)'도 분석했다.
실험결과 염증 세포에 봉독을 처리했을 때 1시간 동안 4만6657개의 유전자 중 129개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실시간 중합효소 연쇄반응(Real-time PCR)'의 분석 결과도 유전자칩 분석 결과와 유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봉독이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항염증 효과를 나타낸다는 기전을 유전자칩을 통해 명확하게 증명한 것으로, 학계에서는 획기적인 연구성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형석 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봉독이 관절염 염증 발현을 억제한 유전자들의 대규모 리스트를 확보하게 돼 향후 연구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 원장은 "임상에서도 봉독을 활용한 관절염, 척추디스크 및 각종 통증 질환 치료에 있어 또 하나의 과학적 근거로 치료기술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