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의 실행범인 김현희(47)는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일본이 협력할 것으로 호소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현희는 최근 산케이에 편지를 보내 조만간 이뤄질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ㆍ북한명 이은혜)의 가족과 면담에 기대감을 표시하는 한편 '지성이면 감천'이라며 양국이 힙을 합쳐 납치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김현희의 편지는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산케이 서울지국장에 인편으로 전달됐다. 편지에서 김현희는 "다구치씨가 장성한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씨의 어머니 구명운동 사실을 알면 새로운 희망을 갖고 살아갈 것"이라고 다구치의 생존을 전제로 밝혔다. 김현희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로 납치문제의 해결을 겨냥해 한국과 일본이 협력할 것을 강조하며 언젠가 '다구치씨가 가족과 만난다'는 신문 1면 기사를 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는 또한 다구치씨의 가족에 언급하면서 북한에 남아 있는 자신의 생사불명인 부모와 형제 등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엿보였다. 김현희는 북한에서 공작원 훈련 시절 '이은혜'로 부르는 다구치씨에게서 일본어를 비롯한 '일본인화 교육'을 받았다. 그가 진술을 통해 '이은혜'의 존재를 밝힌 후 일본 측은 수사를 벌여 이은혜가 다구치씨인 사실을 확인했다. 김현희는 오는 11일께 부산에서 다구치씨의 가족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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