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개의 여성인권 단체로 구성된 '가정폭력 피해 캄보디아 결혼이주여성 구명 공동대책위원회'는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기장 선교교육원에서 '가정폭력 피해 캄보디아 결혼이주여성 구명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구명 대책위는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초은씨는 가해자인 동시에 가정폭력의 피해자이고 중개업체 알선에 의한 기형적 혼인방식이 낳은 피해자"라며 "법정에서 선고하는 형벌보다 더한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하는 마음의 형벌을 받을 초은씨에게 온정을 베푸는 게 이 사회의 책임"이라고 구명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구명 대책위에 따르면 대구에 사는 캄보디아 출신 츠호은릉엥씨(한국명 초은·18)는 지난해 4월 당시 37살이던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후 평소 가정폭력에 시달려오다 지난 1월30일 새벽 우발적으로 남편에게 칼로 상해를 입혔고, 남편은 2월4일 숨졌다. 초은씨는 현재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대구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권미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담팀장은 "초은씨는 18살의 어린 나이에 임신 3개월인 몸으로 언제나 술에 취해 사는 20살 연상의 남편으로부터 끊임없이 시달림을 당했다"며 "초은씨 사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폭력과 국제결혼이라는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표면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초은씨는 경찰과 구치소 등에서 진술 조사를 받을 때 심리적 압박을 받아 본인에게 상당하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며 "외국인을 피의자로 조사하면서 공적기관에서 공식적 통역적 통역관 없이 진술을 받게 한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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