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판사였던 이찬형(李燦亨)은 평양 복심법원(고등법원)에서의 판사시절에 (오판으로 그 형이 집행되었다고도 하는)사형판결을 내리고 고뇌하다 출근길에 가출(家出)을 하고 말죠. 3년간 엿장수로 떠돌이생활을 하다 금강산 신계사 보운암에서 금강산 도인이라 불리던 석두(石頭)스님에게 계를 받아 머리를 깎고 출가(出家)를 합니다. 출가 후 찾아온 가족도 만나보지 않았다는 효봉(曉蜂 1888∼1966)스님의 이야기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출가’입니다. 가출(家出)과 출가(出家)는 같은 글자를 쓰지만 그 뜻은 완전히 다르죠? 문자적으로야 같은 뜻이지만 스님이 되기 위해서 속세를 떠나 수도의 길로 나서는 것을 ‘출가’라 합니다. 여자가 성장하여 시집가는 것도 ‘출가’라 하죠? 이 두 말은 발음이 같고 뜻도 비슷하지만 다른 말입니다. ‘시집가다’라는 말 ‘출가’는 ‘出家’가 아니라 ‘出嫁’라 씁니다. ‘嫁’는 ‘시집갈 가’로 ‘出嫁’란 ‘집을 떠나 시집가다’라는 말입니다. 남녀가 부부가 되는 것을 흔히 ‘결혼’이라 하는데, 보다 바른 말은 ‘혼인’입니다. ‘결혼’이란 ‘혼인을 맺다’라는 뜻으로 혼인하는 당사자 뿐 아니라 혼인으로 인한 양가의 맺음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혼인’은 한자로 ‘婚姻’이라 씁니다. 두 글자 모두 어르는 것을 의미하는 ‘시집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婚’은 ‘女’와 ‘昏’이 만난 글자로 옛날에는 혼례식을 저녁에 치렀기 때문에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출가(出家)하시는 분은 뜻을 이루시고, 출가(出嫁)하시는 분은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이도저도 아니신 분은 가출(家出)하지 마시고... ^^* 오늘도 많이 웃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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