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성적조작 사건 이후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전면 재조사 결과, 전북지역에서도 상당한 오류와 답안지 유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는 전체 32%에 달하는 1만6,402건의 오류가 발생했고, 답안지 65만장이 유실됐다.
이같은 재점검 결과에 따라 교과부는 전북교육청 등 4개 시도교육청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경고 조치를 받은 곳은 상대적으로 오류와 답안지 유실이 많은 곳이다.
또 교과부는 지역교육청 63곳에 경고나 주의 조치를 내렸으며, 전북에서는 전주와 익산교육청이 경고, 김제와 완주, 군산은 주의 조치를 받았다.
13일 교과부에 따르면 전체 오류 발생 건수 중 약 75%는 채점과 성적집계, 집계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특히 교사가 서답형 문항을 손으로 직접 채점하는 과정과 학교-지역교육청-시.도교육청으로 채점결과가 취합되는 과정에서 실수나 착오로 인한 오류가 주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조사 결과 나타난 전북지역의 기초학력 미달자 수준은 지난 2월 발표 때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초.중학생들의 영어, 수학 기초학력 미달수준은 상위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 및 학년별로는 고교(일반계)1학년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수준(낮은 순)은 전국적으로 중.상위권인 반면, 중학교 3학년 영어, 과학, 수학과 초등학교 6학년 영어, 수학 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초등학생 6학년의 기초학력 미달수준은 국어 2.0%(4위), 사회 2.2%(7위), 과학 2.1%(8위) 등으로 중.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학과 영어는 기초학력 미달수준이 각각 1.6%(11위)와 3.8%(15위)로 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교 3학년의 학력 미달비율은 국어 8.0%(8위), 사회 9.3%(9위), 수학 14.0%(11위), 과학 10.2%(6위), 영어 7.3%(15위) 등으로 중.학위권으로 분류됐다.
고등학교 1학년은 사회 6.3%(4위), 수학 7.0%(9위), 과학 7.8%(7위), 영어 4.0%(8위) 등으로 중상위권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국어는 기초학력 미달률이 2.2%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한편 교과부는 임실성적조작 사건 관련자에 대해 주의나 경고에서 배제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의나 경고 처분 배제 이유는 기준이 성적오류의 중대성이나 고의성이 아니라 유실된 답안지의 양이었다. 따라서 답안지가 많이 유실된 곳은 경고, 적게 유실된 곳은 주의 처분이 내려졌다.
교과부 관계자는 "답안지 유실 및 폐기가 광범위하게 나타난 경우 주의나 경고조치를 했다"며 "오류나 조작여부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답안지가 유실됐느냐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전북지부 관계자는 "일제고사가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데 이를 강행하려다 보니 근본 문제는 그냥 덮어 두고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일제고사 자체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8일 전북교육청은 임실사건으로 직위해제 된 관련자 6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중징계 2명과 경징계 3명 등 총 5명에 대한 징계 처분을 내렸다. 1명은 경징계 사유였으나, 경감 사유가 인정돼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