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권양숙 여사의 3억원을 놓고 벌이는 '진실게임'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억원의 진실'이 노 전 대통령 측 주장의 신빙성이 높고 낮음을 가름하는 한 요소가 된 때문이다.
정 전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에게 받은 3억원을 권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 문재인 변호사는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권 여사가 3억원을 받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은 이날 "한 쪽에 대한 조사 내용만 갖고 허위 진술이라고 단정 짓는 검찰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이 어떤 저의를 갖고 그런 발표를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앞서 19일 정 전 비서관의 체포 및 문제의 3억원과 관련된 검찰의 발표가 있은 직후에도 "언론 보도를 통해 (체포 소식을) 알았다"며 "검찰이 밝힌 부분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허위 진술인지는 양측을 모두 수사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인데 한쪽의 수사 내용만 갖고 확정짓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고 검찰이 어떤 저의를 갖고 그런 발표를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권 여사는 9일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심사 때 법원에 보낸 진술서와 11일 검찰 조사에서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이 요청,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의 돈 3억원과 100만달러를 받아 썼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박연차 회장과 노 전 대통령 측 간 돈거래의 위법성 여부를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사부는 권 여사에게 전달됐다는 3억원이 정 전 비서관이 관리하는 비자금 차명계좌에 보관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2006년 8월 서울역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뒤 청와대로 들어가지 않고 시내 한 호텔로 이동, 지인에게 건넨 사실을 당시 운전기사의 진술과 자료를 토대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특히 이 돈이 정 전 비서관이 관리하는 지인 명의의 비자금 계좌에 또 다른 기업에서 받은 수억원과 함께 보관된 사실도 확인했다며 소환 조사를 받던 정 전 비서관을 19일 새벽 긴급 체포했다.
검찰은 이에 채무 변제를 위해 권 여사가 박 회장 돈을 받아 쓴 것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 역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노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뒤집을 증거를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측이 기존 주장을 고수함에 따라 그동안 노 전 대통령 측과 박 회장 간의 진실게임 양상을 보이며 진행됐던 검찰의 수사가 노 전 대통령 측과 검찰 간 진실게임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또한 정 전 비서관이 전달 과정에서 박 회장에게 받은 돈이 아니라 자신이 별도로 관리하던 비자금을 박 회장의 돈이라고 말하며 권 여사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어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