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오천읍 항사리 운제산 기슭에 고찰 오어사가 있습니다. 신라 진평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로 '오어사'란 이름은 원효대사와 혜공대사가 서로 누가 법력이 더 센지 내기를 한데서 유래합니다. 불가에서는 살생을 금하기에 물고기를 삼킨 후 배변을 하여 죽이지 않고 살려 보내기로 내기를 하죠. 두 분이 물고기를 삼킨 후 절 앞 냇가에서 배변으로 내 보내는데 한 마리는 물을 거스르며 힘차게 차고 나갔으나 한 마리는 비실비실 떠내려갔는데 뒤로 빠져나간 물고기가 누구의 몸에서 나온 물고기인지 분간이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서로 물을 차고나가는 물고기가 내 물고기라 하여 ‘오어사(吾魚寺)라 하였다고 전합니다.
오어사의 원래 이름은 '항사사(恒沙寺)'였습니다. 절이 있는 '항사'라는 마을의 이름도 절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항하사'입니다.
'항사'는 '만항하사(萬恒河沙)'의 준말입니다만, 보통은 '항하사(恒河沙)'라 합니다. '항하의 모래'라는 뜻으로 불교용어입니다. '항하(恒河)'는 인도의 겐지스강을 이르는 말이고, '항하사(恒河沙)'는 ‘겐지스강의 모래’라는 말로 '수없이 많은'이라는 뜻입니다.
'항하사(恒河沙)'는 숫자로도 쓰입니다. 10의 52제곱, 즉 1에 0이 52개나 붙은 큰 숫자입니다. 더 큰 수로는 ‘불가사의(不可思議. 10의 56제곱)’ 무량대수(無量大數. 10의 60제곱)‘가 있습니다. 모두 불교에서 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