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개혁 성향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이 여권 전체의 전면적 쇄신과 당 화합을 거듭 요구했다.
민본21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정 쇄신·당 쇄신·당 화합, 어떻게 해낼 것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고 당청 소통, 계파 갈등 등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민본21의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민심을 수렴해야 할 당이 청와대와 대등한 관계 속에서 문제를 풀어가지 못하는 데에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박희태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회동과 관련, "박 대표의 수고가 많았지만 국정 쇄신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이 없었던 것 같고 더구나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창구가 필요한데 (대통령에게)승인 받는 듯한 모습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원택 교수는 "국정 운영의 큰 축은 당과 대통령인데 지금은 대통령이 지시하고 당이 국회에서 법안으로 처리하는 전략적 수단으로서의 당만 강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오병상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민본21'의 이번 토론회가 단순한 자리 다툼이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일종의 '쇼'로 비춰지지 않으려면 나름의 철학을 통해 비판해야 한다"며 좌파 혁명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을 인용해 "낡은 것은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은 나타나지 않는 것이 위기"라고 강조했다.
정태근 의원은 "지난 총선때 친박의 도움 없이 수도권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재보선 참패는)이명박 정부에 지지를 표한 중도 성향의 국민들이 (현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이)균형있는 정책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정욱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일사분란한 것을 원하지만 훨씬 강력한 국정 파트너인 정부와 청와대가 쇄신하지 않으면 당 쇄신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정부와 청와대 인사에 대해 우리가 강력한 구체적인 개혁방 안을 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원희목 의원은 "당정간 조율, 내부의 파벌간 조율, 여권과 시민 사회간 조율, 여권과 야권과의 조율에서 내 주장을 죽여가며 조율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며 "개인적 역할과 조직 내에서의 역할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