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이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주UN 북한 대표부’ 건물 앞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미주탈북자선교회’와 ‘귀환납북자협의회’,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대표자 등 4인이 조직한 것으로 북한에서 아버지가 공개 처형된 탈북 청소년도 포함돼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현재 북한이 억류 중인 개성공단 남측 직원과 미국 여기자들을 즉시 풀어줄 것과, 북한이 탈북자와 주민들에게 가하고 있는 인권 유린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주탈북자선교회와 탈북예술인들로 구성된 평양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마영애 단장은 이날 시위에서 “350만이 굶어 죽은 북한에서 탈출한 30만 명의 탈북자들이 중국과 동남아에서 떠돌고 있다. 여기저기 짐승처럼 팔려다니는 여자들도 많다”고 참상을 고발했다.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기간 중 중국대사관에서도 시위를 했던 마 단장은 “북한이 부당하게 억류하고 있는 남측 직원과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인권 유린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북한에서 아버지가 공개 처형된 최효성군은 다름 아닌 마 단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마 단장의 남편은 2002년 탈북했지만 2년 뒤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된 뒤 북송돼 공개 처형이라는 쓰라린 비극을 겪었다. 북한 정권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나온 최군은 북한의 인권 유린 실상을 고발하고 탈북자들을 북송하고 있는 중국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배가 고파서 탈출했는데 그런 사람의 사돈의 팔촌까지 잡아서 온갖 누명을 씌워서 감옥에 가두는 북한과 탈출한 사람들을 다시 북송하는 중국 정부도 정말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시위에 참여한 이은미(가명)씨는 1998년에 부모님과 남동생이 중국으로 탈북했지만 두 달 만에 아버지가 체포돼 북송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씨는 “살아 계시다고는 하는데 서류상으로는 돌아가셨다고 하고 생사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미주탈북자선교회의 최은철 선교사는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군군포로의 아들이다. 북한 인민군에서 10년 간 복무 후 탈북한 그는 “아버지가 일흔여섯이지만 아직 정정하시다. 이곳으로 꼭 모셔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이 시위를 벌이는 동안 주UN 북한대표부는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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