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성악도들이 중심이 된 특별한 콘서트가 오월의 뉴욕을 잔잔한 감동으로 물들게 했다. 9일(현지시간) 코리아빌리지 열린공간에서는 이색적인 콘서트가 펼쳐졌다. ‘남미 음악의 밤’이라는 타이틀로 꾸며진 무대는 뜻밖에 한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브루클린 퀸스음악대학의 김현미 교수가 마련한 음악회에 등장한 성악가들은 대부분 한인들과 중국계였다. 하지만 모든 곡은 남미 작곡가들의 작품이었다. 이들과 남미 음악은 무슨 관계였을까. 김현미 교수는 1980년 미국에 유학와 메네스칼리지 음대와 퀸스칼리지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피아노가 전공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아르헨티나 출신 프리마돈나 델리야 리갈과 친분을 맺게 되면서 10년 간 성악을 사사했고 그 덕에 남미 음악과 인연을 맺게 됐다. 한인으로는 보기드물게 아르헨티나에서 오페라 공연을 하고 파라과이에서는 오페라 공연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또 올해는 에콰도르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부른 곡들은 하이메 레온(콜롬비아)과 헤라르도 후에바라(에콰도르) 알폰소 오테오(멕시코) 등 중남미의 유명 작곡가들 작품이었다. 김 교수는 “스패니시계 작곡가들의 수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 중남미의 주옥 같은 곡들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콘서트”라고 평가했다. 콘서트에 참여한 성악도들은 김정원씨를 비롯, 한주연, 줄리아나 김, 조신자 씨 등 한인들과 중국계 첸 안시앙씨가 있었고 정수영과 도미니카 사라우스 등 두 명의 어린이도 포함됐다. 이날 콘서트는 브루클린 퀸스음악대학과 협력체계를 갖고 있는 음악학원 ‘센터 스테이지’의 오픈을 축하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센터 스테이지의 이수나 이사를 비롯, 미국 교수진과 중국계 정치인 옌 초우 씨가 격려 차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뉴욕으로 유학온 소프라노 김정원씨는 이날 과테말라의 작곡가 미구엘 산도발의 ‘신투 아모르(사랑의 노래)’를 감미롭게 소화해 박수를 받았다. 김정원씨는 “한국에선 접하기 힘든 중남미 곡들에서 독특한 매력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음악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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