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를 다루는 대장간에서 없어선 안 될 기구중 하나는 풀무입니다. 바람을 일으켜 쇠를 달구는 불의 온도를 높여주는 기구죠. ‘부질(불질)없다’라는 말을 유래하게 한 기구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풀무'입니다. 불을 피우기 위해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인 '풀무'의 옛말은 '불무'입니다. 15세기 이전에는 우리말에 거친소리가 없었습니다. ‘코’의 옛말은 '고', 계절을 이르는 '철'의 옛말은 ‘절(節)’, '칼'의 옛말은 '갈', ‘칸’의 옛말은 ‘간(間)’, ‘푼’의 옛말은 ‘분(分)’이었죠. '풀무'는 ‘불’과 '무이다'의 어근 ‘무’가 만난 말입니다. 용비어천가 "불휘깊은 남근 바람에 아니뮐쌔..."라는 구절 아시죠? '무이다'는 '흔들리다'의 옛말입니다. '풀무'란 '불을 흔들리게(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불매불매 불매야 / 이불매가 누불매고 / 경상도는 대불매요 / 전라도는 소불매라” 진주지방에 전해 오는 ‘불매노래’의 시작부부분입니다. ‘불매’는 ‘무’가‘ ’매’은 변한 말로 '풀무'와 같은 말입니다. ‘무’가‘ ’매’로 변한 말에는 ‘팔매’라는 말이 있습니다. ‘팔을 흔들다’라는 말이죠. 하시는 일들이 풀무에서 바람을 일으키듯 형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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