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을 묽게 풀어 한소끔 끓여 낸 시래깃국 한 소래기를 대하면 우선 눈으로 보아도 느껴지는 그 맛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죠. (한소끔 ; 한 번 끓어오르는 모양) 국도 국이지만 담긴 그릇이 그 맛을 더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질그릇'입니다. 투박하게 생긴 질그릇은 그 자체만으로도 멋과 맛이 있는 있죠? 질흙으로 구워 낸 소래기나 자배기, 버치 같은 그릇을 ‘질그릇’이라 합니다. ‘질그릇’의 옛말은 ‘딜그릇’입니다. ‘질흙’이라는 말이 뭔가 질척한 흙이 아닌가 생각하기 쉽지만 ‘질’은 흙으로 빚은 그릇 따위를 이르는 ‘딜’이 변한 말입니다. 에 '缶(장군 부)'를 '딜 부'라 했습니다. '질흙'이란 ‘질(그릇)을 만드는 흙’이라는 뜻이죠. 질그릇은 보잘것없이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람살이에서 요긴하게 쓰는 물건이죠. 성서는 사람을 질그릇에 비유합니다. 세상에서 요긴하게 쓰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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