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경찰서 뺑소니반은 지난달 28일 새벽 4시쯤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 4번 국도 성주에서 구미방향으로 진행 중 전(79·성주군의회 전의장)모씨가 타고 가는 자전거를 추돌(본보 5월 29일 4면) 현장에서 숨지게 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한 송(47)모씨를 사고 발생 약 12시간만인 오후 4시쯤 검거했다.
당시 사고 장소는 인가나 가로등이 없는 한적한 국도상이고 사고시간이 새벽이라 통행차량이 드물어 목격자도 없고 사고 현장에는 가해차량을 특정할 만한 단서가 전혀 없었다.
칠곡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조대식(경위)과 뺑소니반 오수헌(경사)은 집에서 잠을 자다가 사고 소식을 접하고 즉시 현장으로 출동, 어두운 도로를 1시간 동안 후레쉬로 비춰가며 작은 파편물 하나 놓치지 않고 확인·수거하고 다시 그 파편물을 붙들고 한참을 분석한 후 엄지손가락만한 조각에서 부품번호로 보이는 숫자 몇 개를 발견, 대구와 구미 등의 부품업체, 대리점, 정비공장을 찾아다닌 끝에 로체 승용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칠곡군과 가해차량의 도주방향인 구미지역에서 해당 부품을 사용한 로체 승용차는 1,500여대, 당일 새벽 칠곡군을 통과한 차량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칠곡군 각 경계지역 방범CCTV 6개소를 통행한 차량이 있었는지 일일이 확인하며 인근 지역 소재 차량들부터 직접 확인했다.
그 중 렌트카 1대가 사고발생 30여분 전에 사고장소에서 10여㎞ 거리에 위치한 칠곡군 왜관읍 삼청리 왜관톨게이트 부근 도로를 지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렌트카 회사를 상대로 수사, 칠곡군 소재 모회사에서 임대한 것을 확인했다.
송씨는 당일 결근한 상태로 이미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으나 회사 인근을 수색해 회사 부근 한적한 주차장 귀퉁이에서 가해차량을 발견하자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경찰은 가족 없이 혼자서 생활하는 홍씨의 주거지를 회사에서도 알지 못해 검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회사 직원 등을 상대로 설득하는 한편 휴대폰 사용 내역 등 통신 수사를 시작, 송씨의 행적을 더듬으며 송씨를 압박하자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에 있는 모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던 송씨는 도주를 포기하고 회사 직원을 통해 자진 출석 의사를 표시한 후 자수했다.
송씨는 회사에서 임대한 렌트카로 대구에 다녀오던 중,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던 자전거를 미리 보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하자 당황해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칠곡경찰서는 송씨를 긴급체포해 특가법(도주차량)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용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