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로 옮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미 정보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사일이 옮겨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핵시설 단지인 영변에서 불과 70여km 떨어진 곳으로 이 곳에 서 개발한 핵 탄두를 최단 시간 내에 옮겨와 미사일 본체와 결합, 발사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 핵 탄두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으로 옮기는 것 보다 운반 거리가 짧기 때문에 미국의 위성에 포착돼 요격받을 가능성도 적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동창리 주변에는 수차례 고폭실험을 해온 용덕동 실험장이 있어 정보 당국은 이 지역을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전략 기지로 판단하고 예의주시해왔다.
국방부는 7~8년 전 부터 공사를 시작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현재 거의 완공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동창리가 현재 건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략 공사 완료 수준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간에 그런 문제에 대해 얘기가 왔다갔다 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만약 북한이 이제 막 시험 가동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사거리 5000km가 넘는 ICBM발사에 성공한다면 핵탄두 장착 장거리 미사일 발사 능력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게 된다.
대북안보 전문가인 국회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송영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미사일을 쏠 때는 일본 열도를 지나야 하지만 동창리에서 쏘면 일본을 거치지 않고 훨씬 더 먼 곳을 쏠 수 있다"며 "동창리로 미사일을 가져왔다는 것은 이 미사일 사거리가 최소 3000km이상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다고 해도 무조건 핵 탄두를 실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며 "미국의 요격을 피해야 하는데, 운반 거리가 짧으면 미국 위성이 이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서주석 박사도 "무수단리는 일본을 넘어 태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동쪽으로 쏘는 기지고 동창리는 남쪽으로 쏘기 위한 곳"이라며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미사일을 쏘면 미국이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 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시점은 대략 7월 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정상회담 등 미사일 발사로 정치적 충격파를 줄 수 있는 일정이 6월에 포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사일 발사 준비에 따른 물리적 여건상 6월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서 박사는 "올해도 북한이 2월께 미사일을 옮긴 다음 2달 뒤인 4월에 발사했다"며 "특히 동창리는 미사일을 처음 발사하는 기지이기 때문에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빨라야 6월 중순이고 통상적으로는 7월"이라고 전망했다.
송 의원은 "북한이 동창리에서 장거리 로켓의 엔진연소실험을 했지만 미사일을 발사대에 올려놓는다고 무조건 쏠 수 있는게 아니다"며 "날씨가 굉장히 중요한데 6월에 장마가 오면 계속해서 차질이 생길 것이고 날씨가 좋아도 16일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은 5%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발사 시기가 다음달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평양에서 200여km 떨어진 동창리 기지까지 하루만에 미사일을 옮겨온 점을 볼 때 발사 준비 기간이 크게 단축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