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슈퍼마켓을 차리겠다고 선언한 ㈜신세계 본사 앞으로 소상공인들이 몰려왔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이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소상인살리기 전국네트워크와 전국 소상공인단체협의회는 11일 “대기업이 동네 구멍가게와 아무런 제한 없이 경쟁하겠다는 것은 경제정의에 어긋나는 행위”라면서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무분별한 입점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SSM 진출을 목전에 둔 신세계의 E마트를 표적으로 삼았다. 330㎡ 규모의 ‘E마트 에브리데이’를 곳곳에 열 계획이라는 소식에 분노했다. “중형마트가 아니라 정말 소형마트 수준으로 아무 데나 들어선다는 계획은 직접적으로 구멍가게들을 몰살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SSM이 나름대로 자기진화까지 하는 것인데 이를 더이상 두고볼 수는 없다”면서 E마트를 공격했다. 무엇보다 신세계 정용진(41·사진) 부회장의 발언이 이들의 분통을 터뜨렸다. “(정 부회장이) 자영업자들도 경쟁력을 갖춰야지 왜 대형마트 탓만 하느냐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는데 이런 적반하장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국회, 정부종합청사가 아닌 신세계 본사 앞으로 피킷을 들고 나오게 된 계기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김경배(51) 회장은 “전국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재래시장과 소상공인들의 가게 수만개가 문을 닫았다”면서 “남은 슈퍼마켓들이 겨우 재정비하고 있는데 SSM이 골목 동네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싹쓸이 작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제주도 체인본부협의회 현인식(41) 사무국장은 “제발 숨쉴 수 있는 시장만이라도 남겨달라”고 호소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 백화점, 쇼핑몰, 대형마트, 슈퍼마켓을 같이 하는 곳이 있느냐. 지원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숨이라도 쉴 수 있는 상권을 남겨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신세계 측은 “아직 한 곳도 문을 열지 않은 E마트에브리데이를 집중 겨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평수도 100평이 될는지 1000평이 될는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조금은 억울하다는 태도다. 전국에 130~140여 점포가 들어선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과 비교하며 E마트는 후발주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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