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영세민 아파트 입주민의 10% 이상이 아파트 임대료와 관리비를 제때 못내 장기체납하는 등 경기불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아파트 관리비 체납자들은 대부분 일용직이나 영세 자영업자들로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실직과 폐업 등으로 월 평균 10만원 안팎의 임대료와 관리비조차 못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구·경북 시영 및 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경기침체 이후 아파트 관리비를 체납하는 가구가 최근 10~15%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 경북 구미시 A 주공아파트의 경우 전체 292가구 중 16%인 55가구가 5월말 현재 총 1000여 만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체납하고 있다. 체납 55가구 중 1~3개월분 체납이 33가구로 가장 많고, 4~6개월 체납이 15가구, 7~9개월분 체납이 2가구 등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B 주공아파트는 전체 714가구 중 11%인 78가구가 현재 임대료 및 관리비를 내지 못해 독촉장을 받고 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L씨는 "작은 수퍼를 운영하다 5개월 전 문을 닫은 이후 수입이 없어 관리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일거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고, 독촉장을 받을 때마다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시 모 시영아파트의 경우 전체 2824여 가구 중 144가구가 총 980여 만원의 관리비를 체납하고 있는 가운데 10여 가구가 월 평균 8만원의 관리비를 10개월 이상 납부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기초수급생활자는 그나마 보조금으로 관리비를 내고 있지만, 일하지 않으면 수입이 전혀 없는 일용직과 영세자영업자들이 더 큰 문제"며 "최근 관리비 체납자가 급속히 늘어 나면서 실물경기 침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손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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