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유동성 증가세가 11개월째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4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평균잔고 기준) 증가율은 10.6%로 11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4월 중 M2는 1482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6% 늘어났으며 전월(11.1%)보다는 증가율이 다소 하락했다.
M2증가율은 2007년 10월부터 계속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해 5월 15.8%에서 최고점을 찍은 뒤 6월 15.1%, 7월 14.8%, 8월 14.7%, 9월 14.5%, 10월 14.2%, 11월 14.0%, 12월 13.1%, 1월 12%, 2월 11.4%, 3월 11.1%, 4월 10.6%로 11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광의통화에 만기 2년 이상인 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 평잔 기준) 증가율도 전월 8.4%에서 7.7%로 떨어졌다.
시중의 유동성 총량을 나타내는 광의유동성(L·말잔 기준) 증가율 역시 전월보다 1.3%포인트 떨어진 9.3%를 기록했다.
김화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작년이 상대적으로 유동성 증가 속도가 빨랐던 것”이라며 “유동성은 계속 증가하는 상태이고 속도가 둔화됐다고 해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요 상품별 증감액(말잔 기준)을 보면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기관자금의 유입으로 전월 8000억원 감소에서 3조7000억원 증가로 늘어났다. 시장형 상품 역시 은행의 유동성확보 노력 등으로 전월 8000억원 감소에서 2조5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결제성예금은 일부 기관의 단기여유자금 유입으로 인해 요구불예금은 5000억원→3조8000억원, 수시입출식예금은 3000억원→2조원으로 각각 증가폭이 확대됐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전월 1000억원 감소에서 1조8000억원 증가로 돌아섰으며 기타수익증권은 단기채권형 펀드 증가에 힘입어 전월 1조8000억원 감소에서 3000억원으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광의유동성(L)의 주요 상품별로 보면 생명보험회사의 보험계약준비금 및 증권금융 예수금은 전월 1조원 증가에서 5조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은 금융채 만기도래 등으로 2000억원 증가에서 5조원 감소로 전환했다.
국채·지방채의 경우 전월 2조7000억원 증가에서 4조1000억원으로 증가폭이 늘어난 반면 기타금융기관상품(4조4000억원→3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4조4000억원→3조1000억원) 등은 증가폭이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