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액권인 5만원권 발행을 이틀 앞두고 시중 은행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최대한 날짜를 맞춰 적어도 지점당 1대 정도는 5만원권을 사용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CD·ATM)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는 않을 듯하다. 전국에 900여곳의 점포를 갖고 있는 우리은행은 신권 발행일인 23일 지점 800여곳에 5만원권 이용이 가능한 ATM기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새 기계로 교체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기계의 부품을 교체하는 등 업그레이드 중이다. 하나은행은 640여곳의 점포에 1대씩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23일에는 부품을 교환해 업그레이드 한 580여대가 새 지폐를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0대 정도는 다음 달 새 기계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주요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새 기계 250여대를 일단 설치한다. 이후 개인영업점 1060곳을 대상으로 수요를 지켜보며 순차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의 경우 350여대의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지점당 1대 꼴로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사용 추이를 살펴본 뒤 설치 계획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다음 달 말까지 230대를 업그레이드하고 8월 말까지 380대를 교체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달 안으로는 200여대 정도가 작업이 완료된다. 신한은행은 업그레이드 630대, 신규 교체 700대 등 1300여대를 추석 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달 안에 몇 대가 5만원권을 사용할 수 있을는지는 확정되지 않아서 말할 수 없다”며 “최대한 신속히 처리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외국계 은행은 국내 은행에 비해 신권 ATM기 준비 상황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에 1684개의 ATM기를 보유한 SC제일은행은 하반기에나 교체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이달 안에는 5만원권 이용이 가능한 ATM기가 설치되지 않으며 3분기나 4분기에 바꿀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씨티은행도 231개 지점 중 23일 시범적으로 5개 정도만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HSBC은행 역시 보유하고 있는 ATM기 11대를 서둘러 업그레이드 중이지만 이달 내로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어느 은행 관계자는 “초기에는 5만원권 물량이 많지 않아 ATM기 사용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신권 수요는 창구에서 나눠주는 물량이 대부분이지 기계로 입금하거나 출금하는 양은 많지 않아 고객들에게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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