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파산 신청 하루 전인 4일 오전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은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고 충돌이 벌어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경찰은 도장공장 옥상으로 향하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등 지상과 공중을 통한 입체 진입작전 준비를 끝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도장공장 진입을 위한 사전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찰은 평소보다 1000여명 늘어난 25개 중대 2500여명의 병력을 도장공장 주변에 투입해 정문과 후문, 남문 방향에서 도장공장과 거리를 좁혀갔다. 경찰은 사다리를 이용해 도장2공장 뒤편의 조립3,4라인 옥상으로 진입을 시도하며 노조와 대치 중이다. 또 경찰특공대 수송용 헬기 1대를 조립3,4라인 상공 20여m까지 저공비행하며 지상작전을 도왔다. 동시에 경찰은 쌍용차 직원들과 함께 도장공장 남쪽에 있는 차체2공장 옥상에 진입해 노조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쌍용차에 경찰을 투입한 이래 가장 많은 4대의 헬기를 동시에 띄워 공중과 지상 작전을 지휘했다. 소방당국은 진화용 헬기 1대를 동원해 노조가 지른 폐타이어 화재를 진화하며 경찰의 진입작전을 도왔다. 사측도 사다리와 소화기를 휴대한 용역 경비원 100여명을 차체공장 방면에 투입해 경찰과 협공작전을 폈다. 노조원들의 추락을 대비한 충격 흡수용 매트리스도 도장공장 옆 야외주차장에 비치했다. 노조는 도장공장 주변 10여 군데에 쌓아둔 폐타이어와 완성차에 불을 붙이고 화염병과 새총 발사로 맞섰다. 노조는 또 경찰이 공장에 근접하자 경유 등 인화물질이 들어있는 병을 벽체 밑으로 던져 기름띠를 만들고 저지선을 구축했다. 오후 1시40분께 도장 1공장 맞은편의 차체1공장 지붕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오후 2시10분께 본관 뒤로 도장공장과 붙어있는 체어맨 승용차 조립공장 벽체에 불이 붙는 등 건물의 직접적인 화재도 파업이 시작된 뒤 처음 발생했다. 쌍용차 직원 1000여명은 오전 공장 주변을 청소하겠다며 정문 앞 인도에 야당과 시민단체, 종교계가 설치한 천막 10여동을 강제로 철거했다. 민주노동당 천막당사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기도처도 예외 없이 부서졌다. 한편 쌍용차 직원 50여명은 공장으로부터 200여m 떨어져 있는 아파트 고층에 올라가 취재 중이던 사진기자들에게 "주민들이 외부인들 때문에 불안해한다. 모두 나가달라"고 취재를 방해하며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정문에서도 취재진이 내부 상황을 살피는 컨테이너박스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경찰은 정문 주변 울타리에 병력 30여명을 동원해 취재진의 카메라를 막아섰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쪽에서 회사로 연락이 와 '당신들 때문에 기자 등 외부인들이 무단출입하고 있으니 당신들이 와서 막아라'고 해 직원들이 통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실질적 공권력 투입이 시작된 4일 오후 도장공장 옆건물인 차체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검은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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